李정부 신재생에너지로 ‘공기열에너지’
삼성전자·LG전자와 경쟁…글로벌 시장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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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한 주택에 경동나비엔 공기열보일러(히트펌프)가 실제로 설치된 모습.[부애리 기자] |
[헤럴드경제(제주)=부애리 기자] “육지는 방이 뜨끈뜨끈해야 하지만, 우리 제주는 집안에 찬기만 없으면 살아요. 기름 냄새도 안 나고 관리도 편해요.”
제주 토박이인 박용규(73)씨는 올해 기름값 상승과 관리의 불편함 때문에 기존에 쓰던 기름보일러를 경동나비엔 공기열보일러(히트펌프)로 교체했다. 박씨는 “지난해 기름만 4드럼을 사느라 100만원 가까이 썼지만, 히트펌프는 그럴 일이 없다”고 말했다. 기존의 보일러는 물을 데우는 ‘열 에너지’ 방식이지만, 히트펌프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열을 옮기는 방식이다.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8일 제주 나비엔하우스에 ‘난방 전기화 센터’를 개소하고 2035년에는 연간 히트펌프 약 21만대를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 들어 공기열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난방 전기화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대기업들도 뛰어들면서 경동나비엔의 경쟁자가 됐다.
경동나비엔은 특히 지역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시범 사업에 착수한 제주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028년까지 제주 지역 실증 결과를 정리해 전국 확대 표준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제주도에서는 경동나비엔 보일러 점유율이 70%에 달한다”며 “난방 전기화 사업은 1~2년에 끝나는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에 먼 미래 비전을 두고 난방 전기화 센터를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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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규 나비엔하우스 제주 대표가 지난 28일 제주시 오남로에 위치한 나비엔하우스 난방전기화센터에서 히트펌프 배관 기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부애리 기자] |
이어 그는 “고객들이 궁금한 게 있으면 실제로 어떤 제품이 어떻게 가동되는지 소개하는 영업활동의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은 제주에 나비엔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제주 나비엔 하우스는 각종 보일러부터 인덕션, 공기 순환시스템 등 경동나비엔의 모든 제품이 전시된 일종의 모델하우스 같은 모습이었다. 박남규 나비엔 하우스 제주 대표는 “이곳에서 제주지역의 건축가와 인테리어업자들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계약을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1979년 국내 최초의 콤팩트형 사각 기름보일러를 출시한 경동나비엔은 50년 가까이 보일러를 만든 회사다. 국내에서는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광고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경동나비엔은 50년 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대가 온 것처럼 난방도 전기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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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동나비엔은 지난 28일 나비엔하우스 제주에 난방 전기화 센터를 개소하고 공기열보일러(히트펌프)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 제공] |
히트펌프는 공기 열과 전기를 활용해 실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난방 설루션이다. 탄소 배출량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유럽 시장에서는 일찍이 차세대 가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거용 히트펌프 시장은 2032년 약 1500억달러(약 2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매출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경동나비엔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히트펌프는 ‘펌프’라는 단어 그대로 열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열에너지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되어있는데 열을 모아서 높은 곳으로 보내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실내가 20도이고, 실외가 영하 10도면 실내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열에너지가 영하 10도로 흘러 나가는 게 자연 현상이다. 히트펌프는 이 영하 10도에 있는 열에너지도 긁어모아서 실내로 보내는 기술이다.
경동나비엔의 히트펌프는 난방 SCOP(계절 운전 조건을 반영한 평균 효율) 4 이상으로, 기존 보일러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점도 강점이다. 기존에 설치된 난방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난방·온수 통합 배관 유닛인 ‘히티허브’가 적용된 점도 차별화 요소다. 이를 통해 배관과 난방 버퍼 탱크 등 히트펌프의 구성품 수를 줄이며 설치 편의성도 높였다. 히티허브에 적용된 유량 센서와 각종 밸브를 통해 유량과 온도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은 특히 시스템 설계부터 설치, 사후관리까지 통합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업에 참여하지만 경동나비엔은 반세기 동안 가져왔던 시스템 통합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라며 “보일러는 TV나 냉장고처럼 딱 놓을 수 있는 가전제품이 아니고, 물과 배관을 연결해야 하는 설비”라고 강조했다. 경동나비엔은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는 7월 예정된 기후부의 대상 제품 선정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