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송금 23%가 스테이블코인으로…한은 ‘한강 프로젝트’, 전향적 혁신 사례” [크립토360]

2026년 BOK 국제컨퍼런스
로버트 M. 타운센드 MIT 교수 발표
한국은행 토큰화 예금·CBDC 연결 주목


로버트 M. 타운센드 교수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통합된 프로그래머블 원장 환경을 갖춘 한국은행은 선도적인 혁신 주체 중 하나입니다. 특정 규칙을 자동을 집행하는 스마트컨트랙트가 가능해진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아집니다.”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6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로버트 M. 타운센드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실험을 이같이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금융질서를 흔드는 가운데 한은의 ‘한강 프로젝트’가 프로그래머블 원장 기반의 미래 금융 인프라를 실험하는 사례라는 진단이다.

이날 ‘스테이블코인과 프로그램화 원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타운센드 교수는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다자간 알고리즘은 파괴 그 자체가 아니라 유익한 통합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기술은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운센드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적인 유즈케이스로 국경 간 송금을 꼽았다. 국제 송금 시장은 상업은행과 환거래은행, 스위프트(SWIFT)망을 중심으로 이뤄져 대형 은행과 주요 통화권에 유리한 구조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도 해외 송금 수수료를 2.6%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아직 8%를 웃돌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송금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타운센드 교수는 “글로벌 송금의 약 23%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가 제시한 ‘스테이블코인 샌드위치’(Stablecoin Sandwich) 개념도 언급했다. 스테이블코인 샌드위치란 법정화폐-디지털자산-법정화폐 순으로 전환되는 구조를 말한다. 국경 간 거래에서 비용을 줄이고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활용 방식으로 거론된다.

타운센드 교수는 “미국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대체로 민간 부문 기업들을 장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이 경쟁할 시장으로 갈 것인지, 보다 협력적인 시장으로 갈 것인지 (선택의 갈래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유로도 비교 사례로 제시됐다. 타운센드 교수는 디지털 유로가 유럽의 은행·통화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우선순위로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U 회원국들은 장단기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하며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버트 M. 타운센드 교수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타운센드 교수가 특히 주목한 사례는 한국은행의 한강 프로젝트다. 그는 한강 프로젝트를 “분산원장기술(DLT) 기반의 선도적인 프로그래머블 디지털화폐 시스템”이라고 표현하며 “토큰화된 예금의 은행 간 결제를 지원하고 향후 디지털자산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강 프로젝트의 특징은 도매 부문과 소매 부문이 같은 원장 구조 안에서 연결된다는 점이다. 타운센드 교수는 “프로그래머블 가능성이 (결제의) 기능을 향상시킨다”며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하면 문화행사, 청년 대상 프로그램을 위한 공공 바우처는 물론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으며 실거래 테스트도 거쳤다”고 전했다. 아울러 “탄소배출권의 온체인 결제, 디지털 ESG 채권 등을 현재 한강 팀에서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타운센드 교수는 프로그래머블 원장의 구현 사례로 국제결제은행(BIS)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탈리아 4만5000개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채무 청산 실험에서 전체 채무액의 18% 수준의 유동성만으로도 부채의 50%까지 청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두고 “최소한의 유동성으로 최대한의 활용을 끌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앙청산소나 네팅 등 기존 방식은 위험을 수반하거나 대규모 담보를 요구할 수 있는 반면 알고리즘 기반 청산은 보다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기존 금융 인프라와 토큰화된 분산원장 인프라의 공존도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타운센드 교수는 양 인프라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블록체인 위에 올릴지뿐만 아니라 기존 시스템과 어떻게 상호운용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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