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해군·조선소 참여…사업 발주 계획 등 공유
기자재 공급·MRO까지 국내 업체 동반 진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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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이 페루로부터 수주한 3400톤(t)급 호위함(가운데), 2200t급 원해경비함(아래), 1400t급 상륙함의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페루 진출이 함정 수출 외에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 파트너가 된 데 따라 국내 업체들의 현지 공급망 진입 기회도 넓어져서다. 해당 사업은 국내 조선·해양 업계의 중남미 진출 교두보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오는 1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HD현대와 공동으로 ‘조선해양 파트너쉽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중남미 지역 진출에 관심 있는 국내 조선·해양 분야 업체 등을 대상으로 페루 투자 환경과 조선·해양 산업 동향, 함정 건조 사업 참여 방안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국의 조선해양 분야 전략적 협력 가속화에 따라 국내 소부장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다.
세미나에는 HD현대뿐만 아니라 페루 해군, 시마 조선소 등 기관의 관계자가 직접 참여한다. 이를 통해 페루 경제·비즈니스 환경과 진출 전략을 비롯해 HD현대의 함정 건조 사업 기반 동반 진출 및 공급망 편입 전략, 페루 해군의 현대화 마스터플랜, 시마(SIMA)조선소의 함정 건조 프로젝트 발주 계획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지 투자 인센티브와 금융·세제 지원 제도도 공유된다.
업계가 페루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대규모 해군 현대화 사업이 있다. 페루는 태평양 연안 2400㎞ 이상의 해안선을 보유한 해양 국가지만 상당수 함정이 노후화되면서 전력 현대화가 국가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페루 정부는 향후 호위함과 원해경비함, 상륙함 등 주요 전력을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현지 시장에 본격 진입한 계기는 HD현대중공업의 함정 사업 수주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4년 페루 국영 조선소인 시마와 협력해 3400톤(t)급 호위함 1척, 220t급 원해경비함 1척, 1500t급 상륙함 2척 등 총 4척 규모 함정 사업을 수주했다.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페루에 인도하는 일정으로 사업 규모는 약 4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해당 사업은 완성 함정을 그대로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의 설계·기술력을 기반으로 현지 조선소와 공동 건조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 설계와 핵심 장비 공급, 기술 지원을 담당하고 시마 조선소는 현지 건조를 맡는다. 함정 건조 역량을 현지 이전하는 동시에 국내 공급망도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국내 기자재 업체들의 참여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정 건조 과정에서는 추진 시스템과 전기·전자 장비, 통신체계, 배관·밸브, 펌프, 의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자재가 필요하다. 함정 인도 이후에도 유지·보수(MRO)와 부품 교체 수요가 이어지므로 후속 시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에 이어 페루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1500t급 중형 잠수함 ‘HDS-1500’을 기반으로 기본·상세설계를 진행한 이후 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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