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면허취득비 지급…‘이념’ 대신 ‘실리’ 공약 통했다

당선된 교육감 후보들 이색공약 주목
정근식 ‘실비복지’ 강삼영 ‘통학버스’ 등
‘생활밀착형 공약’ 앞세워 표심 잡아


6·3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교육감 후보들의 이색 공약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주요 후보들은 학부모와 교사, 학생의 실리적 요구를 반영한 생활밀착형 공약을 전면에 내걸어 유권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들은 교통비와 면허취득비 지원 등 실비 복지로 외연을 넓히거나 교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제시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정근식 후보는 ‘교육복지 직접 지원’ 공약을 강조했다. 주요 내용은 ▷초·중학생 현장체험학습비 지원 ▷대중교통 등하교 학생 교통비 지원 ▷교육활동 참여비 지원 등이다.

과거 무상급식과 무상교복에 머물렀던 교육 복지의 범위를 매달 지출되는 교통비와 체험학습비 등 생활비 영역으로 확대한 공약이다. 다만 이를 두고 교육 정책보다 현금성 지원 경쟁이 과열되면서 복지 선거로 경계가 흐려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이색 공약을 내건 후보도 있다. 경북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임종식 후보는 ‘고3 운전면허 취득비 지원’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농어촌 비중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이다.

임 후보는 “원거리 통학생과 특성화고 학생을 우선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일반적인 기초학력이나 돌봄 담론 대신 농촌 지역 학생들의 이동권과 취업 준비를 직접 연결했다는 점에서 지역 맞춤형 공약으로 평가받았다.

강원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강삼영 후보 역시 지역 특성을 고려해 “모든 학생이 30분 안에 등교하도록 하겠다”며 ‘바로30 버스’ 공약을 발표했다. 무상통학 버스를 확대하고 지역별 순환버스·한정면허 버스·천원택시를 연계해 통학시간을 단축하는 복합 교통망 구축이 골자다. 산악 지형으로 통학 거리가 먼 강원 지역의 물리적 한계를 교육청 행정력으로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교권 회복’을 공약 전면에 내건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인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도성훈 후보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마음건강 주치의’ 제도와 ‘교직원 힐링수련원’ 공약을 내놨다. 전담 심리상담 및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배치하는 등 교사를 정책 대상으로 전면에 세운 첫 공약집 사례다.

도 후보의 공약은 학생 인권과 학생 중심 복지에 집중됐던 기존 교육감 공약과 달리 교권 침해 이슈 이후 교사를 직접적인 정책 대상으로 삼아 교원단체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교육청의 보호 대상을 학생에서 교사로 넓히며 정책적 방향 전환을 보여준 예시로 꼽힌다. 대부분의 시도교육감 당선자들은 인공지능(AI) 관련 공약을 내놓았으나 차별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수의 교육감 당선자는 AI 기기 구매, AI 구독료 바우처 등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교육계의 미래가 달린 AI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후보가 없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사후적인 지원이 아닌 제대로 된 AI 교육 지원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