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분열’ 야 PK의원, 2년 뒤 총선 장담 못한다

국힘 전현직 기초단체장,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경남 4명 생환, 부산 영도·사상은 ‘보수 공멸’
총선서 청구서…해당 지역 국회의원 ‘위기감’


조규일(왼쪽부터) 진주시장, 오태완 의령군수, 이홍기 거창군수, 김윤철 합천군수 당선인 [중앙선관위 후보자 명부 캡처]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6·3 지선 기초단체장 선거가 부산·경남 국민의힘에 안긴 것은 과반획득 성적표 이면의 보수분열이다. 공천배제에 불복해 당을 뛰쳐나간 현역이 당선되거나 표 분산으로 공멸하면서, 보수텃밭의 균열이 예상보다 넓게 확인됐다. 문제는 이 불씨가 2년 뒤 총선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두드러진 곳은 경남이었다. 곳곳에서 공천배제와 반발이 일어났고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잇따랐다. 기초단체장 18곳 중 국민의힘은 절반을 겨우 넘긴 10곳을 얻는 데 그쳤다.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선거로 평가받았던 2018년과 같은 결과였다.

경남 기초단체장 무소속 당선자는 조규일 진주시장, 오태완 의령군수, 이홍기 거창군수, 김윤철 합천군수 등 4명이다. 모두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또는 전직 단체장이었다. 이들이 당적 없이도 지역민심을 붙잡은 것은 국민의힘 공천을 지역유권자들이 심판했다는 뜻이다. 공천잡음과 무소속 돌풍은 도지사 선거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핵심지지층 일부가 이탈하면서 보수진영 내부파열이 일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에서는 국민의힘이 16개 구·군 중 9곳만 지켜냈다. 4년 전 단 한 곳 예외없이 싹쓸이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영도구 김기재 현역 청장이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면서 공천을 받은 안성민 후보와 표가 분산됐고, 그 틈을 파고든 더불어민주당 김철훈 후보에게 패했다.

사상구에서는 사전정보를 취득해 관내 재개발 주택을 매입했다는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조병길 현역 구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국민의힘 이대훈 후보와 보수 표가 갈리면서 민주당 서태경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또 기장군을 비롯해 북구, 사하구, 강서구 등 낙동강 벨트와 남구도 더불어민주당에게 기초단체장을 내줬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과를 보며 2028년 총선에 위기감을 느끼는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공천 탈락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으로 나온 현직 또는 전직 단체장이 일정부분 민심을 가져갔다는 것은 당 공천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그 지역에서 자신의 조직장악력이 떨어졌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정치적 알력과 원한, 그로 인한 세력 균열은 총선 때 고스란히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PK는 그동안 국민의힘 최후의 아성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더 이상 철옹성이 아님이 확인됐다. 경남도지사는 살아 돌아왔지만 부산시장, 울산시장을 민주당에 빼앗겼고, 경남 기초단체장 상당수도 당을 나간 인사들에게 내줬다. 공천 결과에 따라 보수 유권자들이 국민의힘 간판을 외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실이 된 것이다.

지역 정가 한 인사는 “현역배제 공천파동은 선거 때마다 있어 왔지만, 당심과 민심을 이탈한 공천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반작용의 결과는 2년 후 총선에서 청구서로 돌아올 것”이라며 “지역단체장을 지켜내지 못한 국회의원들도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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