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살인 면허” 반발 뚫고…계엄령 법적 기반 마련한 볼리비아

시위대를 진압하는 볼리비아 경찰.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볼리비아 하원이 군·경의 시위 진압에 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비상사태(계엄령) 규정법’을 가결했다.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법안을 공포하면 즉시 군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할 수 있게 된다.

8일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하원은 7일(현지시간) 13시간이 넘는 토론 끝에 해당 법안을 가결해 행정부로 이송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군대에 ‘살인 면허’를 부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격렬히 반대했지만 수에서 밀렸다.

이번 법안은 지난달 말 비상사태 제한법(제1341호) 폐지에 이은 후속 조처다. 앞서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달 26일 관보에 비상사태 선포 요건을 규정하던 법률 제1341호를 폐지한다고 게재했다. 새 법률(제1732호)에 따라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의회는 72시간 안에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 세력과 노동자·농민 등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한 달 넘게 전국 100여 곳의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파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라파스, 엘알토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식량·의약품·연료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파스 대통령은 친시장주의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지 관련 법안 논란, 연료 보조금 폐지,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지지 기반이 급격히 무너졌다. 여기에 반발하는 노동계와 소외 계층의 저항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정권 퇴진 위기에 몰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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