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거래일 연속 1500원대 종가 이어가
NDF 투기성 거래 등에 환율 쏠림 과도
당국 시장개입에 외환보유액 감소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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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락장에 코스피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외환당국의 연이은 강력 구두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8일 주간 거래도 1555.2원에 시작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주간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소폭 떨어져 1550원 안팎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시작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월 말 이란전쟁 발발 이후 치솟은 환율은 최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등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4거래일 연속 1500원을 넘겼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말~1998년 초 49거래일 연속 1500원대 종가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이란전쟁 발발 직후였던 3~4월(9거래일 연속)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2~3월(11거래일)도 넘었다.
월평균 환율 또한 이란전쟁 직전인 2월 1448.4원에서 3월 1492.5원으로 급등한 뒤 4월 1485원으로 소폭 내렸다가 지난달 다시 1491.3원으로 올랐다. 6월(5일까지) 평균 환율은 1522.4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란전쟁 때문이다. 100달러에 육박하는 유가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은 원화 약세 요인이다. 그럼에도 외환당국은 최근 경제 상황에 비춰 현재 환율 수준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당국 한 고위 관계자는 “해외 당국 관계자들도 최근 한국 경제상황이 이렇게 좋은데 환율이 왜 이렇게 높냐고 묻는다”며 “경제 상황 대비 쏠림이 과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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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17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인 8일 오전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
특히, 당국에서는 NDF(역외선물환) 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외환 거래를 ‘주범’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에서 끌어올린 환율이 시장의 환율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NDF란 해외에서 외화를 직접 거래하지 않고, 만기 시점 환율 차이만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증거금(보증금)만 내면 실제 금액의 수십 배까지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적은 돈으로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다.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당국이 외환시장 거래 24시간 연장 등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도 NDF 거래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방안 중 하나다. 해외에서 이뤄지는 불투명한 거래를 국내로 끌어들여 투기성 외환거래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한다고 해서 바로 환율이 안정화될지는 미지수다. 상대적으로 심야 시간대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동시에 과도한 쏠림을 막기 위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과 국민연금 와횐스왑 등 단기적 조치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한은이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고 원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매도 개입을, 국민연금 외환스왑이란 국민연금이 한은으로부터 직접 달러를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두 조치 모두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풀어 환율을 안정화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앞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외환보유액은 전월보다 8억8000만달러 줄어든 4269억9000만달러였다. 특히, 외환보유액 감소에도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전월 대비 25억9000만달러 늘어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향후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추가 실탄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최근 고환율 국면이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 위험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자발적으로 거주자자 해외로 자금을 내보내 대외자산을 쌓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파른 환율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8일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요인 이외에도 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한다”며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구두개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