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연구소 “뉴욕시 배달앱 활동계정 9% 감소·소비자 비용 10% 증가”
최임위, 제4차 전원회의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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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버이츠 배달가방을 멘 배달노동자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배달라이더 최저임금과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함께 시행한 뉴욕에서는 노동생산성이 높아지고 음식점 매출과 소비자 만족도도 개선됐다.”
민주노총 소속 최저임금위원인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8일 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배포한 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배달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도급제 최저임금’ 도입을 촉구했다.
노동계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미국 뉴욕시 사례다. 뉴욕의 배달기사 최저보수제는 실제 어떤 성과를 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배달노동자의 소득 증가 효과는 상당 부분 확인된다. 다만 음식점 매출 증가나 소비자 만족도 향상까지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배달비 상승과 활동 기사 수 감소 등 부작용을 지적하는 분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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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정부세종청사 노동부 앞에서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농성에 참여한 배달라이더의 오토바이 [사진=김용훈기자] |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도급제 최저임금의 핵심은 단순히 배달 건수에 따른 총수입이 아니라 실제 손에 쥐는 소득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 있다.
노동계는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도급노동자가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보험료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총수입이 아니라 이 같은 비용을 제외한 순소득이 법정 최저임금 이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주문을 기다리는 대기시간과 음식점·고객 간 이동시간, 업무 준비시간 역시 노동 제공 과정의 일부인 만큼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민주노총은 이런 비용과 시간을 반영할 경우 택배·배달 노동자의 적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7468원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뉴욕시 사례가 이 주장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특히 뉴욕시가 배달기사 최저보수제와 음식점 대상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함께 운영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플랫폼 노동자의 소득을 높이면서도 자영업자 부담을 줄이려면 플랫폼 수수료 규제가 병행돼야 한다는 논리다.
뉴욕시는 코로나19 기간 배달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상당수 배달노동자들이 차량 유지비와 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입을 올린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2023년 미국 최초로 앱 기반 배달노동자 최저보수제를 도입했다.
우버이츠(Uber Eats), 도어대시(DoorDash), 그럽허브(Grubhub) 등 플랫폼 기업이 배달기사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도록 한 제도다. 뉴욕시는 배달기사들이 실제 배달 업무에 투입한 시간에 대해 최저 수준의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별도 제도로 음식점이 플랫폼업체에 내는 수수료 상한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른 배달노동자 소득 증가 효과는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된다. 뉴욕시 소비자·노동자보호국(DCWP)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달기사들의 평균 시간당 보수는 제도 시행 전 11~12달러 수준에서 시행 후 19~24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노동·경제 연구기관인 경제정책연구소(EPI·Economic Policy Institute)는 뉴욕시 자료를 토대로 배달노동자 소득이 64%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노동생산성 개선을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정책연구기관인 챔버오브프로그레스(Chamber of Progress)는 뉴욕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달기사들의 대기시간은 줄어든 반면 기사 1인당 배달 건수는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들이 배차 효율을 높이면서 동일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노동계가 제시한 뉴욕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가가 엇갈리는 지점도 적지 않다.
뉴욕시 공식 자료는 배달노동자 소득 증가와 노동조건 개선 효과를 중심으로 작성돼 있다. 노동계가 언급한 음식점 매출 증가나 소비자 만족도 향상은 공식 보고서에서 직접 확인되지 않는다. 음식점 매출과 소비자 후생에 미친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공식 분석도 제한적이다.
반면 플랫폼 업계와 일부 연구기관들은 정반대 결과를 제시한다.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맨해튼연구소(Manhattan Institute)는 최저보수제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맨해튼연구소는 뉴욕시 자료와 플랫폼 기업 분석을 인용해 최저보수제 시행 이후 배달앱 이용 비용이 상승했고 실제 활동 기사 수는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뉴욕시 배달앱 활동 계정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 감소했다. 우버이츠 측은 최저보수제 도입 이후 활동 기사 수가 약 1만2000명 줄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의 배달 관련 지출은 약 10% 증가했고 평균 팁 금액은 2.64달러 감소했다.
실제 뉴욕시 사례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누가 비용을 부담했느냐’에 있다. 노동자들의 소득은 늘었지만 그 비용이 플랫폼 기업의 이윤 감소로 이어졌는지, 음식점 수수료나 소비자 부담 증가로 전가됐는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는 것이다.
노동계는 수수료 상한제를 병행하면 비용 전가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맞선다. 플랫폼 기업이 수수료를 올려 자영업자에게 떠넘기는 경로를 차단하면 추가 비용은 플랫폼 기업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반면 경영계는 수수료 상한제 병행 여부와 무관하게 근로자성 판단이 선행돼야 하고, 제도 도입 시 비용이 플랫폼 기업과 자영업자,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제4차 전원회의에서 배달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논의한다. 도급제 최저임금 산정 방식과 플랫폼 수수료 규제 병행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