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양호 붕어 폐사, 산소 부족에 에로모나스균 감염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

비료 등 유기물 유입 막고 가축분뇨 공공하수처리시설 확충키로


소양호 붕어 폐사체를 수거하는 어민들[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강원 소양호 상류 붕어 집단폐사 원인이 ‘붕어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에 호수 저층(低層) 유기물이 분해되며 산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폐사체가 주로 발견된 5곳에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어류에게 스트레스를 줬다고 9일 밝혔다.

기후부 산하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 주관으로 지난달 21∼29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수 저층에 유기물이 분해될 때 산소가 소모되면서 용존산소가 ‘1L당 2.0㎎ 이하’로 떨어지는 ‘빈산소’ 현상이 나타났다.

저층 빈산소 현상은 따뜻하고 밀도가 낮은 물이 상층, 차갑고 밀도가 높은 물이 하층에 자리해 물이 수직으로 섞이지 않는 ‘성층화’가 나타나면 더 심해진다. 올해 봄 소양호 수위가 높은 가운데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어 성층화가 심했다.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붕어들이 ‘에로모나스균’에 감염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됐다. 에로모나스균은 담수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으로 일반적으로는 어류를 폐사시키진 않는다.

기후부는 ‘폐사체 대부분이 바닥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성체’였다는 점을 분석의 근거로 제시했다.

‘황화수소 중독’이 폐사의 직접 원인이라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물속에선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고, 퇴적물 입자 사이 공간에 낀 물(공극수)에서만 1L당 0.003∼0.002㎎ 수준으로 미량만 검출됐다는 것이 기후부의 설명이다.

앞서 강원대 환경연구소 부설 어류연구센터는 지난달 14일 보고서에서 물 시료에서 황화수소가 최고 1L당 0.519㎎(519㎍) 검출됐다면서 집단폐사 원인이 ‘황화수소 중독 등 복합적 환경 스트레스’라고 밝혔다.

황화수소 농도 차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황화수소 농도가 높았다면 치어부터 폐사했을 것”이라면서 “황화수소는 황산염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데 황산염도 농도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황화수소 조사 결과를 한양대와 서울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3개 기관이 검증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집단폐사를 계기로 정부는 소양호에 유기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류 고랭지 밭에 ‘계단식 밭 조성’과 작물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가에서 소규모·개별적으로 처리하던 가축분뇨를 공공이 맡아 체계적으로 관리·처리하고 공공하수처리시설도 확충하기로 했다.

퇴적된 유기물을 파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는 일단 유기물 농도가 높았던 38대교 인근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인 뒤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38대교 상류 등에 물을 수직으로 섞는 물순환장치를 상시 가동해 저층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을 막고 용존산소량(DO)과 산화환원전위(ORP) 등 혐기화를 예측할 수 있는 항목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정부는 어민들이 요구하는 피해 보상과 관련해서는 “인제군에서 어구·어망 등 어업 자재를 반값에 지원하고 생태계 교란종 수매 등 기존 어가 지원 사업을 확대할 예정”리이며 “소양호 수면 관리자인 한국수자원공사는 붕어류 산란지 조성 등 어업이 재개되도록 기반시설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부 관계자는 “소양호 상류 배출원 관리와 퇴적 유기물 제거 등 근본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면서 “피해 본 어민들이 하루빨리 생업에 복귀하도록 지원하고, 유사한 피해가 없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4월 초 소양호 상류에서 붕어·잉어·뱀장어 등이 집단으로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고, 소양호에서 내수면 어업을 하는 49개 농가가 어업을 멈췄다. 이에 원인을 두고 독성 물질 유입 등 논란이 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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