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의 정책금융 역할 변화 강조
“보편 지원보단 전략·선별·집중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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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1일 “진정한 의미의 생산적 금융은 첨단 미래산업 육성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경제의 굳건한 버팀목인 뿌리산업과 수많은 중소형 제조업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포용금융과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했다.
함영주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산업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전략적 산업정책 시대의 금융정책: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함 회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산업정책과 금융정책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시대”라며 “민간금융의 역할과 책임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금융이 전통적 자금지원이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설계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하나금융이 산업정책, 정책금융, 민간금융으로 이어지는 협력 모델의 한 축으로서 대한민국 기업이 미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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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남훈(왼쪽부터) 한국산업연구원장과 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이 1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전략적 산업정책 시대의 금융정책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
이날 세미나에서는 저성장 시대의 정책금융이 보편적 지원보다 민간 부문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한 전략적·선별적·집중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산업구조혁신금융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정책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생애주기별로 자금을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여러 기관이 유사한 그룹군에 자금을 공급함에 따라 우량기업의 정책금융 이용, 정책금융 장기 이용 가능성 등 비효율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과거 고성장 시기에는 여러 산업에 자본이 투입되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된 지금은 이러한 접근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저성장 기조 하에선 고성장 시기와는 차별화되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미래 주력산업 육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최근 주요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러한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경제안보에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주요국은 이미 정책적으로 대대적인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추진 중이다.
구 센터장은 구체적으로 과거 정책금융이 ▷보편적 지원 ▷기업 중심 지원 ▷기업의 성장·생존 병행 지원 ▷소규모로 다수 지원 ▷기업 단위 구조조정 ▷사후적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전략적·선별적 지원 ▷산업생태계 중심 지원 ▷기업과 산업 성장 지원 ▷대규모로 집중 지원 ▷산업구조조정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해 정책금융이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첨단전략산업 중심으로 한국의 강점을 활용하면서도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위기에 처한 기존 주력산업에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선제적·맞춤형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경제산업분석팀장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민간 금융의 방향과 역할’ ㅂ발표를 통해 “주력산업의 성장 동력 저하와 기업 간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산업구조 전환과 기술 우위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정보기술(IT) 산업 성장과 달리 국내 주력산업은 통상 압박과 중국의 기술 추격 등으로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금융권의 선별 역량 확대와 직접금융 고도화, 정책금융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팀장은 또한 “담보 위주에서 기술력과 사업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심사체계를 구축하고 투자·IB(기업금융)·벤처금융 등 모험자본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정책금융과의 공조를 통한 위험 분담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산업미래정책센터장은 산업구조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정책 지원을 확대·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주요국이 경제안보, 공급망 안정,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산업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산업경쟁력 회복과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한국 산업정책이 소규모·분산형 구조와 수출금융·대출 중심 지원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하고는 “전략 분야 중심의 수직적·표적형 산업정책과 지원수단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산업정책의 효과성과 재정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평가 프레임워크 구축도 주문했다.
금융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은 이날 세미나에 앞서 공동연구 수행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금융정책과 산업정책 간 연계 및 융합 강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