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용 헝가리 공장 3월 오픈
슬로바키아 전기차 구동계 양산
1분기 유럽 매출 역대 최대 달성
현대모비스의 올해 글로벌 성과를 가를 핵심 시장으로 유럽이 떠오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스페인,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유럽 주요 거점 3곳이 잇따라 가동에 들어가면서다. 전동화 부품을 중심으로 비계열 완성차 업체 수주를 확대해온 현대모비스가 유럽을 글로벌 톱티어 부품사 도약의 시험대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스페인 나바라주 팜플로나 인근에 구축한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 공장 가동을 이달 초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준공된 뒤 설비 안정화와 시운전 절차를 거쳐 양산 체계에 들어간 것이다.
이 공장은 폭스바겐그룹 전용 배터리시스템 공급 거점으로 꼽힌다. 연면적 약 5만㎡, 연간 최대 36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폭스바겐 완성차 공장과 약 10㎞ 거리에 위치해 물류 경쟁력도 확보했다.
BSA는 배터리팩에 제어장치 등 전장 부품을 결합한 완제품으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올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스페인 BSA 공장은 현대모비스가 현지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중장기 수주 기반을 넓히는 전략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선 벤츠 전용 섀시모듈 공급=헝가리도 현대모비스 유럽 전략의 핵심 축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월 헝가리 케치케메트 신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약 5만㎡ 규모로, 축구장 7개에 해당하는 부지에 조성된 이 공장은 현대모비스가 유럽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용 부품 공급을 위해 세운 첫 생산거점이다.
헝가리 공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가는 핵심 섀시모듈을 공급한다. 섀시모듈은 조향, 제동, 서스펜션 등 차량 하부 주요 부품을 하나로 묶은 대단위 부품이다. 고객사의 생산계획을 실시간으로 받아 필요한 순서에 맞춰 공급하는 직서열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대모비스가 유럽 첫 글로벌 고객사 전용 공장으로 헝가리를 택한 것은 현지 완성차 생산 기반과 물류 효율을 고려한 결정이다. 헝가리는 최근 자동차와 배터리 생산 허브로 부상하고 있으며,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헝가리 공장을 계기로 현재 10% 안팎인 비계열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슬로바키아, 유럽 PE시스템 핵심 거점으로=동유럽에서는 슬로바키아가 전기차 구동계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슬로바키아 노바키 지역에 약 3500억원을 투입해 유럽 첫 PE시스템 공장을 구축하고, 올해 1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PE시스템은 전기모터와 인버터, 감속기를 통합한 전기차 구동 장치다.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규모다.
슬로바키아는 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포진한 지역이다. 현대모비스가 이곳에 구동계 생산 기반을 확보한 것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회복 국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기존 유럽 거점과의 시너지도 커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체코 노쇼비체 지역에서 현대차 체코공장과 연계해 전기차용 배터리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2023년 8월 신규 BSA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신규 물류센터 ‘TM1’을 완공해 고중량 배터리를 5단까지 수직 적재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럽 내 생산과 물류 효율을 동시에 높인 셈이다.
▶1분기 유럽 매출 역대 최대…수주도 순항=유럽 거점 확대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1분기 유럽 지역 매출은 2조330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조1377억원과 비교하면 약 9.0% 증가했다. 전동화 부품과 섀시모듈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계열 고객사 수주에서도 유럽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조향 제품과 제동 제품을 각각 수주했다. 조향 제품은 국내 창원공장, 제동 제품은 중국 우시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향후 유럽 실적 전망도 밝다. 올해 1분기 유럽·인도 지역 수주액은 1억7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수주액 2024년 1억3200만달러, 지난해 1억1600만달러를 이미 웃도는 규모다. 1분기 전체 수주액 3억1600만달러 가운데서도 유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