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정됐던 3차 공습 전격 취소
“이란 최고지도부 승인” 주장하며 서명식 예고
이란 매체 “최종 승인 안 났지만 가능성 높아”
우라늄 농축·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쟁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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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 안보법(Secure America Act)’에 서명하며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틀 연속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군사 충돌 수위를 높였던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타결 국면으로 급선회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됐던 대이란 3차 공습을 전격 취소하고 종전 합의문 서명을 예고하면서 협상 타결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 밤 예정됐던 대이란 3차 공습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란 이슬람공화국 간 논의 내용이 이란 최고지도부에 전달돼 승인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공습을 취소했다”며 “서명식의 시간과 장소는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대로라면 미국과 이란은 사실상 종전 관련 합의에 도달했으며 최종 서명만 남겨둔 상태인 셈이다.
이란 측 반응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아직 최고지도부의 최종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이 결과적으로 이란이 제시했던 원안을 수용한 만큼 최고지도부가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종전 협상이 최종 문안 조율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주말 유럽에서 합의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이 논의 내용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급반전은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군사 충돌을 확대하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9일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군 아파치 공격헬기가 격추된 이후 미국은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고, 이란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협상은 사실상 끝났고 이란은 서명만 하면 된다”며 합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이 제한적 공습을 통해 협상 타결을 압박했고, 이란 지도부가 이에 호응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이란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을 거론하는 한편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인프라가 아닌 군사시설 위주로 타격하며 압박 수위를 조절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날 개막한 북중미 월드컵 기간 전쟁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이는 최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웠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최종 타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현재 알려진 종전 양해각서(MOU)는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이 기간 이란 핵 문제를 협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존 초안이 충분하지 않다며 비핵화 조건 강화를 요구해 왔다.
특히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 여부와 기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통행료 문제, 이란 동결자금 해제 범위 등이 최종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상당한 양보를 할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반대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협상은 다시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양측이 실제로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안심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종 문안 조율 과정에서 이견이 재차 불거질 경우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