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비 협상 봉합 수순…정상화, 다시 노조투표에 달렸다 [중기+]

레미콘 운송 노동조합이 사측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며 휴업에 들어간 8일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있다. [연합]


회전당 4200원-8개월 후 재협상 등 ‘잠정합의안’
15일 조합원 찬반투표…결과 오후에나 나올듯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수도권 레미콘 운송비 협상이 다시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레미콘 업계와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측이 2차 잠정합의안을 예상보다 빠르게 도출하면서 파업 장기화 우려는 일단 낮아진 셈이다. 다만 최종 정상화 여부는 15일 실시되는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15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과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전날 늦은 밤 국토교통부 중재 아래 양측은 운반비 인상 4200원을 인상하는 대신, 기간을 8개월로 잡았다. 1차 잠정합의안과 비교하면 인상률(5.5%·회전당 4200원)은 동일하지만 적용 기간이 다르다.

앞서 1차 잠정합의안은 1년 단위 적용을 전제로 했지만, 2차 잠정합의안은 적용 기간을 8개월로 줄였다. 적용 기간은 오는 7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다. 인상 폭은 유지하되 계약 기간을 단축해 조합원 내부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절충안 성격이 강하다.

업계에서는 노조 지도부가 1차 합의안 부결 이후 높아진 조합원 불만을 달래기 위해 8개월짜리 2차 잠정합의안을 다시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레미콘 업계측은 1차 합의안 부결 직후 추가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수도권 건설현장 차질이 커지고 정부 중재가 이어지면서 협상은 예상보다 빠르게 재개됐다.

업계 관계자는 “8개월 후에 다시 인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는 점이 노조 지도부가 노조원들을 달랠 수 있는 요인이 됐다는 점이 1차 합의안과 가장 다른 지점”이라며 “현재 분위기대로면 찬성 가결 가능성이 높지만, 결과 예단은 어렵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노사는 지난 9일 회당 운반비를 4200원 올리는 내용의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10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7517명 중 7222명이 참여해 찬성 2213명, 반대 4931명으로 부결됐다. 반대율은 68.3%였다.

1차 부결 이후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가 이어지면서 건설현장 공정 차질은 확산됐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117개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레미콘은 생산 후 짧은 시간 안에 현장에 투입돼야 하는 특성상 운송망이 멈추면 공정 지연이 곧바로 발생한다.

정부와 업계, 노조 지도부가 2차 합의안을 빠르게 마련한 배경에도 현장 피해 확산 우려가 자리한다. 수도권은 국내 레미콘 수요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지역이다. 운송거부가 길어질 경우 주택·상업시설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 등 대형 산업현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만 8개월 뒤 재협상 가능성은 복병으로 남았다. 이번 합의안이 가결되더라도 내년 2월 말 적용 기간이 끝나면 운반비 인상 논의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번 합의로 당장의 파업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운반비 인상 압박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부담이 남는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2차 잠정합의안이 빠르게 도출된 것은 정부와 업계, 노조 지도부가 현장 피해를 막기 위해 움직인 결과”라며 “다만 최종 관건은 조합원 투표다. 가결되면 운송 정상화 수순을 밟겠지만, 다시 부결될 경우 현장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8개월짜리 합의안은 조합원들에게 다시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안”이라며 “당장 파업을 멈추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내년 초 운반비 인상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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