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제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수사과 과장
지난해 중대재해 강제수사 3배 증가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로 경영 리스크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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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제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수사과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공동주최로 열린 ‘중대재해예방 노동·안전 법제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최근 중대재해에 대한 수사가 강화하는 가운데 사업장 특성에 맞춘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해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형식적인 법 준수나 책임 회피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만큼 중대재해 사전 예방에 집중하고, 사고 이후에도 재발 방지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경제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수사과장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로 열린 ‘중대재해예방 노동·안전법제포럼’ 초청강연에서 “중대재해 예방에 드는 비용보다 사고 발생 이후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과 리스크가 훨씬 크다”며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2010년부터 고용노동부에서 근무하며 노동·안전 정책 전반을 담당해 온 산업안전 전문가다. 2024년 건설산재예방정책과장을 거쳐 현재 중대산업재해수사과장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과 수사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노동정책과장을 역임하며 정부의 산업안전 및 노동 정책을 설계하는 등 현장과 정책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 과장은 최근 정부의 중대재해 수사 기조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산업재해 수사 조직을 기존 13과 1팀에서 34과 2팀으로 확대했으며, 중대산업재해 수사감독관도 233명에서 529명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에 대한 강제수사 건수는 지난해 30여건이 진행돼, 2023년, 2024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과장은 “영장 청구부터 법원 발부까지 강제수사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사건 관계자가 입장을 번복하거나 자료 제출을 미루는 등 수사를 지연시키는 사례를 막고, 중대재해 수사를 엄정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로 ‘컨설팅 중심 대응’을 꼽았다. 일률적으로 안전 매뉴얼을 적용하기보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장 스스로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현장 특성에 맞춰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대재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뜻이다.
그는 “민간 컨설팅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컨설팅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만으로 법적 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해당 사업장의 특성과 위험 요인을 제대로 반영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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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제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수사과장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로 열린 ‘중대재해예방 노동·안전법제포럼’ 초청강연에서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윤창빈 기자 |
실제로 중대재해처벌법 확정판결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적발된 위반 항목은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점검’이었다. 이 과장은 “전국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생산 공정과 위험요인이 서로 다른데도 동일한 위험성 평가 체계를 적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사업장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인 이행은 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이 수사, 재판뿐만 아니라 평판 리스크까지 감당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작업중지 명령과 안전보건진단 명령, 근로감독은 물론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와 재판이 뒤따른다. 여기에 상장사의 경우 공시 의무와 정부 홈페이지 공표, 유족과의 민·형사상 합의, 대표이사 교육 이수 등 각종 후속 조치가 요구된다.
경영책임자 범위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상법상 대표이사를 경영책임자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했다고 해서 대표이사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며 “최종적인 인사·조직·예산 결정권을 가진 대표이사가 기본적인 책임 주체라는 것이 노동부와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사업장이 기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과장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모두 이행했거나 사고에 대한 예견 가능성과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불기소되거나 내사 종결되는 사례도 있다”며 “다만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소홀히 한 결과 현장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이어지고, 결국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의 대응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그는 “유족과의 합의는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의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유족이 기업 측의 태도에 실망해 엄벌을 탄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