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방지와 이해상충관리 장치 함께 마련
닥사 이행력 강화 위해 법정협회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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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전문재판역량강화 프로그램’에서 심원태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부 가상자산과 사무관이 발언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법인의 시장 참여를 먼저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금융당국 관계자의 발언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사업자 영업 규제 등을 포괄하는 2단계 입법을 추진하기에 앞서 시장 참여 주체부터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전문재판역량강화 프로그램’에서 심원태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부 가상자산과 사무관은 “올해 꼭 추진하려 하는 것 중 하나가 법인시장 참여”라며 “2단계 입법을 진행하는 데 개인만 참여하는 시장이라는 부분은 맞지 않아 2단계 입법의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개인 중심으로 형성된 배경에는 2017년 정부의 가상통화 투기근절 특별대책과 2018년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도 시행이 있다. 당시 정부는 투기 근절을 위해 청소년과 비거주자 외국인의 거래를 제한하고 기존 가상계좌 입금 방식 대신 본인 확인이 가능한 은행 실명계좌를 통해서만 거래소 입출금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후 관련 가이드라인은 종료됐지만 법인의 실명계좌 발급은 관행적으로 제한되면서 원화거래소를 통한 법인 거래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가 고착됐다. 개인 중심 시장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의 변동성을 키우고 알트코인 편중을 심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심 사무관은 “개인 시장 중심으로만 형성이 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70%를 차지하는 반면 국내는 (그 비율이) 40%밖에 안 된다”며 “60% 정도가 알트코인이라 시장 구조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판단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법인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2월 제3차 가상자산위원회 이후 당국은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마련하고, 현금화 목적 거래부터 투자·재무 목적 거래까지 순차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반 법인까지 참여 범위를 넓히는 방향이다.
심 사무관은 “1단계의 현금화 목적의 거래를 허용하는 것은 (지난해 6월부터) 이미 시행됐다”며 “올해 가능하면 투자 재무 목적으로 상장회사들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체 일반 법인도 허용하는 형태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의 시장 참여가 허용되더라도 자금 세탁방지와 이해상충 관리 장치는 함께 마련될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발표한 로드맵에 따르면 투자·재무 목적의 매매 실명계좌 발급 대상은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 가운데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회사와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 등 총 3500여개사다. 이 가운데 약 2500개사는 주권상장법인, 약 1000개사는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으로 분류된다.
당국은 지난해 2월 이같은 내용과 함께 법인의 시장 참여 과정에서 자금세탁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의 거래 목적 및 자금 원천 확인을 강화하고, 제3의 가상자산 보관·관리기관 활용을 권고하며 투자자 공시를 확대하는 내용의 매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로드맵 발표 이후 1년 넘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심 사무관은 “(보관 및 관리를) 외부에서 하게 되면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다른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거래 내역에 대해서는 법정 공시를 통해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닥사가 자율규제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강제력이나 이행력 확보가 곤란한 상황”이라며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손해보험협회 상호저축은행 중앙회가 있는 것처럼 법정협회 설립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 사무관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세도 언급했다. 그는 “(기존에 발표된 2025년 하반기 수치보다) 지금은 훨씬 더 큰 폭으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예치금도 특정 시점 대비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대금이나 영업성 측면에서도 글로벌 시장보다 더 큰 폭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환거래법 등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변화도 짚었다. 지난 6월 2일 공포된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12월부터 가상자산이전업자는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 내역을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보고해야 한다. 수집된 정보는 국세청·관세청·금감원·FIU 등 관계기관과 공유돼 불법 외환거래와 탈세 의심 거래 모니터링에 활용될 예정이다. 심 사무관은 “해당 제도가 시행되고 모니터링 체계가 구축된다면 추후 다른 시장·정책적 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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