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주식 매각대금 5400억 넘게 유입
반도체 기업發 성과급 ‘내집 수요’ 뒷받침
대기업 사내 대출도 주요 자금조달 창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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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강력한 대출규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주식 매각 대금을 주택 매수에 동원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일부 대기업이 직원들에게 지원하는 낮은 금리의 사내대출, 고액의 성과급도 주택 마련을 위한 ‘영끌’ 수단으로 동원돼 집값을 올리는 재료가 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N타워에서 안경에 비친 서울시내 주택의 모습.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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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지난 1분기 서초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코인 매각대금 29억원을 동원했다. 같은 구에서 집을 마련한 B씨도 주식·채권을 팔아 마련한 10억원을 집 사는데 보탰다.
정부가 ‘빚을 내 집을 사는 것’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주택 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의 양은 축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3개월 새 거래된 서울 집 5건 중 1건은 주식 매각 대금을 자금조달계획서에 기록했다. 대출 규제가 ‘내 집 마련’ 의지를 꺾지 못하면서 매수 자금의 출처를 다양화하고있다.
▶주식·채권 매각대금 1.3조, 서울 집 마련에 동원=헤럴드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내외국인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자금 출처별 현황’에 따르면 최근 3개월(올해 2월 10일~4월 30일) 서울에서 제출된 내국인 자금조달계획서 2만4974건 중 주식·채권 매각대금을 기입한 건수는 5788건(23.2%), 매각대금은 1조3590억원이었다.
특히 대출 한도가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고가주택 밀집지역에서 이 같은 양상이 두드러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15억원을 넘는 아파트에 한해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4억원으로 제한하고, 25억원을 초과하면 2억원으로 더 낮췄다.
대출 한도가 낮아지자, 고가주택을 매수하려던 이들은 상승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을 하고 주택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했다.
최근 3개월 매각대금이 높았던 자치구를 보면 ▷송파구(2074억8600만원) ▷강남구(2026억9900만원) ▷서초구(1316억1300만원)순으로, 정부의 규제 타깃이 된 강남3구 및 한강벨트 지역에서 증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강남 3구 뒤로는 ▷영등포구(972억1500만원) ▷용산구(968억9100만원) ▷양천구(559억500만원) ▷ 성동구(536억5800만원) ▷동작구(518억6600만원) ▷강동구(485억2800만원) ▷마포구(409억3400만원) 순이었다.
주식 매각 대금이 주택 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은 고가주택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노원구(356억8100만원), 동대문구(314억7200만원) 등 중저가 단지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도 300~400억원대 증시 자금이 부동산으로 이동했다.
대출이 제한되자, 빚 대신 주식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이다.
▶성과급, 사내대출 등 “자금 종착지는 결국 집”=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성과급 확대 기대도 주택 시장 유입 자금을 확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올해 ‘영업이익 기준’으로 써야할 성과급 재원만 67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자, 반도체 산단 인근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화성 동탄구 아파트값은 한 주만에 2% 가까이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7.19%에 달한다.
대출이 막히자, 노조가 요구한 사내대출도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금리인상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최근 금융시장과 달리 사내대출은 저금리 제공도 가능하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연 1.55% 저금리인 임직원 사내대출 한도를 최대 5억원으로 늘렸다. SK하이닉스(1억원) 등 주요 기업들도 억대 대출을 연 2%대 금리로 제공하는 중이다.
억대 성과급에 저금리 자금조달까지 가능하면서 시장에서는 거래 수요 증가가 집값 상승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의 매매가격 상승세와 입주물량 감소 등 공급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주택사업 경기 전망도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달 서울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5.0포인트(p) 오른 97.5로 조사됐다.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준선 100을 밑돌고는 있지만, 가격 상승세와 함께 증시 자금의 부동산 유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증시 호황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주식참여자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내 집 마련’이 될 것”이라며 “최대 4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이상~25억원 미만 아파트는 물론 15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에서도 전방위적으로 이같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설령 주식시장 상승세가 꺾이더라도 서울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과거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지 못할 때에도 서울 집값은 계속 상승해왔다”고 말했다.
서정은·신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