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5년 뒤 기판사업 영업익 1조 달성”

마곡 본사서 미디어 테크 데이 개최
패키지솔루션 매출, 2030년까지 3조원 이상으로 확대
2027년까지 베트남 반도체 기판 라인 증설
구미 사업장 FC-BGA 추가 투자
“반도체 기판 신규 고객, 투자 약속시에만 물량 배정”
“2030년까지 기판 사업 성장세 지속”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이 16일 서울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중장기 성장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반도체와 패키징을 모두 확보했는데 돌아보니 기판이 없다는 고객사가 많다. 고객은 지금 엄청난 장기 공급을 맺고 싶어하지만 생산능력을 고려해 논의하고 있다.”(황정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 상무)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은 물론 스마트폰 고사양화에 따라 반도체 기판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처럼 기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LG이노텍은 투자를 약속해야만 신규 물량을 배정하고 있다.

생산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격적인 생산능력(CAPA) 확대에 나선다. 2027년까지 베트남에 1조원을 들여 범용 반도체 기판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고 지난해 6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국내 구미 사업장에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를 중심으로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5년 뒤 패키지솔루션 사업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광학솔루션사업만큼 영업이익 낼 것”


LG이노텍은 지난 16일 서울 마곡 본사에서 미디어 테크 데이를 개최해 패키지솔루션 사업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반도체 기판 신규 고객에 대해선 파이낸셜 커미트먼트(Financial Commitment)를 약속한 고객에만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과거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기판을 중심으로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펼쳐왔으나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과 통신 세대 진화, 온디바이스 AI 적용 확대 등으로 인해 기판 시장 자체가 달라졌다.

조 사업부장은 “사업부장이 된 뒤 미국·대만 등에서 반도체 기업을 만나보니 2029년까지는 LTA(장기공급계약)가 풀부킹이 돼있다고 하더라”며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견고한 만큼 2030년까지는 기판 사업도 성장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장 변화를 바탕으로 패키지솔루션사업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조7200억원이었던 패키지솔루션 매출을 2030년까지 3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31년까지는 영업이익 1조원 규모 사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패키지솔루션 영업이익이 1289억원이었으니 6년 내 8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것이다.

조 사업부장은 “2031년까지 광학솔루션사업부만큼 영업이익에 기여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쉽지 않은 목표지만 고객과 함께 움직인다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이어 구미 투자 계획 발표 예고


실적을 현실화하려면 증설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LG이노텍은 최근 베트남 하이퐁시와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 투자에 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선 1조원을 투입해 RF-SiP(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 FC-CSP(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 라인 확대하는 1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라인까지 확장되면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진다.

국내에선 고부가 FC-BGA를 중심으로 라인을 확대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구미 사업장에 6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이 정도로는 모자라는 설명이다. 고객사의 생산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라 아직 추가 투자 규모를 산정하지 못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고객를 겨냥해 가로세로 120mm가 넘는 초대면적 FC-BGA 기판도 개발하고 있다. 고객사의 파이낸셜 커미트먼트를 동반해 양산을 준비 중이다.

명세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개발담당(상무)은 “사전 선행 검증은 완료한 상태고 고객과 실질적 협력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연말, 내년 초에는 성과가 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하이엔드급으로 여겨지는 서버용 FC-BGA 기판도 올해 연말부터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란 설명이다.

조 사업부장은 “서버용 FC-BGA에는 엄청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며 “추론 및 네트워크용 기판을 개발하고 있는 상태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고객별로 다르게 양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이 16일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선보인 대면적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제품. 이정완 기자.


“FC-BGA, 2028년부터 놀랄만한 성과”


이처럼 LG이노텍의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 중심에는 RF-SiP, FC-CSP, FC-BGA 등 3종이 있다.

RF-SiP는 스마트폰 무선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기판이다. LG이노텍은 2011년 세계 최초로 코어리스 RF-SiP 기판을 양산한 데 이어 지난해 업계 최초로 구리 기둥(Cu-Post) 공법을 적용한 양산 제품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판 두께를 약 20% 줄이고 회로 집적도를 높였다.

FC-CSP 사업도 AI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리고 있다. 모바일 AP 중심이던 시장이 그래픽용 D램(GDDR), 저전력D램(LPDDR) 등 AI용 메모리로 확대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정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은 “메모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지 3~4년이 됐는데 지난해 말부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확산으로 메모리 기판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 안팎의 관심이 큰 영역이 FC-BGA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FC-BGA 기판 사업 진출을 본격 선언하고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FC-BGA 기판 신규 생산라인인 드림 팩토리를 구축했다. FC-BGA는 과거 PC용 기판으로 쓰였지만 고성능고사양 반도체 칩의 적용 영역이 AI 데이터센터로 확대되면서 대면적 기판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황 담당은 “지금 고객이 요구하는 FC-BGA는 과거 PC용 기판과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며 “22층 이상 고다층, 초대면적 제품 개발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고객 요청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후발주자지만 2028년부터는 놀랄만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