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황규백 화백 기부로 고령자 운전 시뮬레이터 구축

신경과 발전기금 5000만원에서 시작
고령사회 핵심 과제인 운전자 안전에 활용


황규백 화백이 서울성모병원에 도입된 시뮬레이터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서울성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황규백 화백의 발전 기금 기부를 계기로 고령자 및 인지저하 환자의 운전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 및 연구할 수 있는 ‘운전 시뮬레이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22일 밝혔다.

시스템 구축의 출발점은 지난 2024년 2월 황 화백이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탁한 신경과 발전기금 5000만원이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황 화백은 서울성모병원의 발전을 위해 뜻있게 사용해 달라는 마음을 담아 기금을 기탁했다. 이에 신경과에서는 그 취지를 살려 초고령사회의 핵심 과제인 고령 운전자 안전과 인지기능 관리 연구에 기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황 화백의 기부 이후, 병원은 국내 대표적인 교통안전 솔루션 전문 기업 포럼에이트코리아와 협력해 인지기능이 운전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포럼에이트코리아는 매칭 그랜트 형태로 전용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해 기부했다. 이에 실제 도로와 유사한 가상 주행 상황을 구현하고, 운전 행태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 시스템’이 실체를 갖추게 됐다.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안전 문제는 공공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지기능 저하가 운전 판단력과 반응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스템 마련이 주목된다.

이날 열린 행사에는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와 기부자인 황규백 화백, ㈜포럼에이트코리아 김도훈 대표 등이 참석했다. 기념식에서 연구팀은 황 화백과 김 대표에게 깊은 사의를 표하며 감사패를 증정했다.

황 화백은 도입된 운전 시뮬레이터로 이동해 가상 도로 주행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향후 기기 활용 및 운영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고령자 및 인지저하 환자 대상 평가ㆍ연구 목적의 운전 시뮬레이터 구축은 국내 상급종합병원 신경과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향후 본 시스템은 의과대학생과 전공의 등 의료진의 임상 교육 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고령자 인지기능과 운전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 화백은 “이번 기부가 구체적인 결과물이 되어 뜻깊다“며, ”해당 시뮬레이터가 많은 고령 운전자에게 안전 운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양동원 교수는 “황규백 화백님의 숭고한 기부 정신이 기업의 기술 협력으로까지 이어졌고, 그 결실로 초고령사회가 직면한 교통안전 문제를 해결할 의미 있는 자산이 탄생했다”며 “기부자와 기업의 뜻이 의료 현장에서 가장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연구와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부를 진행한 황 화백은 메조틴트(mezzotint) 기법을 독자적으로 승화시켜 국제 판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한 세계적인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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