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67~68년생 소득 공백 문제 해결해야”
경영계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우려”
학계 “정부·여당 입법 늦어져, 헌법소원 가능성도”
민주당 정년연장 특위, 이달말 입법안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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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다.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양대근·김해솔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올해 하반기 노동입법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65세 정년연장’에 대한 정치권 논의가 재개됐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정년연장 입법이 속히 통과돼야 한다”며 연일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년연장이라는 큰 틀의 방향성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청년 고용난 심화와 기업 부담의 가중으로 최종 결정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께 입법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국회에서 박홍배·이용우 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공동으로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동계는 당초 2025년 말까지 정년연장 입법을 약속했던 정부·여당 측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정치·경제적 상황을 이유로 더 미루지 말고 올해 안에 정년연장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은퇴 후 연금을 받기까지의 소득 크레바스(공백)는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대한민국의 민낯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라며 “정년연장은 이를 메우는 가장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일부 보도에서 언급된)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한다면 당장 1967년생과 1968년생 노동자들의 소득 공백 문제는 방치될 수밖에 없다”면서 “더욱이 정년연장 대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조정과 임금체계 개편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향은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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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명(왼쪽 네번째)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왼쪽 세번째)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양대노총 기자회견에서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도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청년고용 악화의 근본 원인은 정년연장이 아니라 비정규직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며 “청년을 정년연장 반대 논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이날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와 숙련·노하우 활용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고용 방식과 임금 수준은 현재 기업과 산업의 여건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토론에 참석한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은 그 혜택이 대기업과 유노조 정규직에 집중돼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청년 신규채용을 줄이며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높일 수 있다”면서 “정년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고령자의 고용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법정 정년은 60세로 유지하면서 기업이 대상자와 근로조건을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는 퇴직 후 재고용제도를 중심으로 특별법과 정부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정부와 여당의 정년연장 논의가 너무 늦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향후 사회적 합의에 집중을 하면서도 입법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와 여당이 집권 1년 동안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정년연장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중간평가가 예정된 2028년 총선까지 정년연장을 계속 미룰 수는 없다”면서 “올해 말, 또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정년연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할 시간상 제약에 (정부와 여당이)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법정 정년 60세와 국민연금 수급 연령 사이의 소득 공백,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65세 법정 정년연장이 필요하다”면서 “올해 합의하고 2027년 준비한다면 빠르면 2028년이 시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정년연장의 노사정 합의 기준으로 ▷법정 정년연장의 단계적 시행에 대한 재확인 ▷소득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 ▷청년세대 일자리를 고려한 정년연장 ▷기업의 부담을 고려한 정년연장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실효성을 거의 갖지 못하는 임금피크제는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준비와 비용 등을 고려하여 정년연장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반드시 청년일자리와 대중소기업 상생방안을 (정부와 여당이)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호창 호서대 법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률로 정년을 연장할 경우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출생연도 노동자들이 불합리한 차별과 평등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