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전쟁前 회복…호르무즈發 공급홍수

브렌트·WTI 나흘째 하락, 배럴당 70弗 초반
이란원유 수출재개…시장 “미니 공급과잉” 진입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유가 하락을 넘어 전쟁 기간 가격에 반영됐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4.33% 하락한 배럴당 73.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92% 내린 배럴당 70.34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월 2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21~2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첫 고위급 후속 협상을 마친 뒤 60일간의 본협상을 위한 실무 협의에 착수하면서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이 협상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료 없이 개방하기로 하고 미국도 이란산 원유 수출을 60일간 허용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실제 공급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유조선 3척이 총 500만배럴의 원유를 싣고 이날 해협을 빠져나왔다. 이 가운데 2척은 아시아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지난 24시간 동안 약 20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전쟁 이전 수준의 물동량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단순히 유가가 하락한 것보다 선물시장 구조 변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

원자재 분석업체 스파르타 커머더티스의 닐 크로스비 리서치 총괄은 “아라비아만에서 대규모 실물 원유 공급이 시장으로 유입될 전망”이라며 “현재는 수요를 다시 끌어와야 할 정도의 ‘미니 공급과잉’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선물 담당 이사도 “중동에서 원유가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며 “8월물 계약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물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세계 각지에서 거래되는 현물 원유는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했고 중동산 원유 공급 증가를 반영해 글로벌 원유 거래 흐름도 다시 조정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 대해 오는 8월 21일까지 60일간 제재를 면제하면서 공급 확대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란산 원유가 본격적으로 국제시장에 복귀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전략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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