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인천경제청 투자유치·대형 개발사업 ‘대수술’ 필요성 대두… 박찬대 인수위, 외부 감사관 투입 전면 점검 추진

권한 집중·견제 부재 구조 속 반복되는 특혜 논란
공모·인사·퇴직자 관리 시스템 개선 시급
K-콘텐츠시티·국제학교 등 민선 8기 주요 사업, 절차 적정성·투명성 검증대 올라
민선 9기 시정부가 바로 잡지 않으면 ‘그들만의 리그’는 영원히 존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박찬대 인천시장(민선 9기)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유정복 민선 8기 시정부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주요 사업과 투자유치 과정 전반에 대한 외부 감사 추진을 검토하면서,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인천경제청 운영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인천경제청은 투자유치, 도시개발, 각종 공모사업, 인허가 권한을 동시에 행사하는 조직 특성상 막대한 권한이 집중돼 있지만, 이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찬대 인수위는 최근 인천경제청 업무보고 과정에서 민선 8기 주요 사업 추진 과정과 의사결정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을 대상으로 특별 감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감사원 등 중앙기관과 협의해 외부 감사 인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 민선 9기 시정부 출범 이후 인천경제청의 투자유치 사업, 대형 개발 프로젝트, 공모 절차, 인사 운영 등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 파악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복되는 사업 논란… 개별 문제 아닌 구조적 문제

그동안 인천경제청을 둘러싼 논란은 특정 사업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송도국제도시 내 일부 개발사업에서는 사업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 공모 기준 변경 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송도 R2 블록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자의 재무 능력과 사업 구조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으며, 일부에서는 자본 규모가 작은 법인이 참여한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또 송도 M5 블록 개발사업 역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유지 과정과 관련해 절차적 적정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논란들은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과 문제 제기 단계와 일부 소송 등이 걸려 있으며 실제 위법 여부는 향후 감사나 조사, 소송 결과 등을 통해 확인돼야 한다.

앞서 송도 네어패션형지 관련 사업도 관련 조례 위반으로 실무 관련자들이 징계를 받는 전례도 있다. 그러나 단순 처벌만 있었지, 잘못된 사업에 대한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청라영상문화단지 유치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상당수 대형 사업들이 늘 이런식이다. 경제청 투자유치와 관련된 임기제 공직자들의 반복되는 행태이다. 그 이상 그 누구도 제재하거나, 책임지게 하지 않는다.

국제학교 사업 추진 과정 적정성 검증 필요

민선 8기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국제학교 유치 사업 역시 추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송도 및 영종 국제학교 유치 관련 사업 일정이 이번 6·3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과 맞물려 무리하게 추진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영종 국제학교는 현재 공모 불공정 논란으로 소송 중에 있는데도 유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직접 영국까지 가서 우선협상대상자 위컴애비스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송 중인 만큼 해당 사업은 학교 부지 및 재원 지원과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전체 사업 구조에 대한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몇 년 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유치한 송도 국제학교 해로우스쿨(영국)이 국내 현행법에 적법하지 않아 유치가 무산된 바 있다.

국내 현행법을 무시하고 학교를 유치해 논란이 있었는데도 관련 실무 담당자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현재 영종 국제학교도 이와 판박이로 논란이 일면서 소송까지 진행되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권한 집중’ 경제청 구조… 내부 감사만으로 한계

전직 공직자 및 관련 전문가들은 인천경제청의 문제를 특정 사업이나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닌 조직 구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청은 투자유치부터 개발계획 수립, 사업자 선정, 인허가까지 한 조직에서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될 경우 외부 검증과 사후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모사업의 경우 심사 기준 설정, 평가위원 구성, 협상 과정 등이 전문성과 보안을 이유로 비공개 영역이 많아 시민과 의회의 검증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경제청 전직 공직자는 “경제청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조직이지만, 권한이 큰 만큼 더 강한 투명성과 견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사업 추진 속도와 행정 효율성만 강조하다 보면 절차적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퇴직 공무원·임기제 공무원 관리도 도마 위

인천경제청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퇴직 공직자와 임기제 전문인력 관리 문제다.

경제청은 민간 투자 유치와 국제 업무를 위해 외부 전문가와 임기제 공무원을 적극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이 퇴직 이후 관련 기업이나 사업 분야로 이동할 경우 이해충돌 가능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과 업무 관련성 심사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영향력 행사 여부까지 확인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향후 감사 과정에서는 퇴직자 취업 현황, 업무 연관성, 재직 당시 담당 사업과의 관계 등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시의회 견제 기능도 강화해야

인천경제청에 대한 견제 기능을 맡는 인천시의회의 역할 강화도 과제로 꼽힌다.

그동안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의 충실성, 사업 설명 방식, 전문 분야 검증 한계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인사시스템도 문제다.

의도적인 ‘기획 인사’ 등이 오랜 전 부터 반복되고 있는데도, 이를 감시하지 못한다. 특히 투자유치와 관련된 임기제 공무원들이 문제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계약 구조와 금융 방식이 복잡해 단기간 행정감사만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이에 따라 경제청 전담 감사 체계 구축, 전문위원 참여 확대, 주요 공모사업 상시 점검 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단 넘어 시스템 개혁 필요… 박찬대 인수위 시험대 되나

인수위가 추진하는 외부 감사는 단순히 과거 사업의 잘잘못을 따지는 차원을 넘어 인천경제청 운영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진직 공직자와 전문가들은 외부 감사를 통해 ▷대형 개발사업 추진 절차 ▷공모 및 사업자 선정 시스템 ▷투자유치 성과 평가 방식 ▷임기제 공무원 운영 ▷퇴직자 관리 ▷내부 감사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경제청의 대형 사업들이 인수위 기간 중 업무보고와 검토로 그칠게 아니라, 민선 9기 시정부 출범 후에도 TF팀을 구성해 그동안 해 온 각종 사업들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잘못된 사안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정부가 수십 년 묵은 경제청의 고질적인 문제의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그들만의 리그’를 개선하는 기회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결국 수혜자는 그들이고 그 피해는 인천과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핵심은 특정 정권이나 특정 인물을 겨냥한 감사가 아니라, 수조 원 규모의 개발사업과 투자유치를 담당하는 조직이 시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다.

박찬대 인천시장 민선 9기 시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될 인천경제청 점검이 과거 논란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갖춘 새로운 경제자유구역 운영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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