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 “피해자 보호 위해 보완수사권 필요…바람직한 방향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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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검찰개혁 기본 입장으로 정했다고 밝히면서 보완수사권 논의가 사실상 막바지로 치닫는 분위기다. 검찰 내에선 형사사법체계 전환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완수사권을 정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의 입법으로 공이 넘어간 현실을 바꿀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속앓이가 깊어지는 상황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 25일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민석 국무총리의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을 언급하며 “총리님이 당권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정부 입법을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니겠지요”라고 적었다.
김 총리는 25일 브리핑에서 “검찰개혁의 기본 원칙은 수사와 기소 분리다. 검찰의 권한을 보다 합리적으로 재정립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개혁의 핵심 원칙”이라며 “정부가 논의하고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합의에 따라 1차 개혁안을 제출했다. 1차 처리 과정을 지켜보며 2차 개혁안은 애초 당정 합의보다 시간을 당겨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판단이 들어 5월에 처리하고자 했으나 당 요구로 연기했다. 국회 논의를 위해 별도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라고 했다.
오는 8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전 대표와 함께 김 총리가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보완수사권 당장 폐지’ 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김 총리가 브리핑을 열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간 국무조정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자문위원회(자문위)까지 구성해 개혁안 마련에 힘을 쏟았으나, 김 총리 브리핑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굳어지는 동시에 공이 국회로 넘어간 모습이다. 이를 두고 공 검사는 SNS에 “지금까지 준비한 것, 치열한 논쟁은 다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자문위는 일찌감치 보완수사권 폐지로 굳어진 점에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자문위는 지난 9일 입장을 내고 보완수사권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에 문제의식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보완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채 개정안이 확정될 가능성에 우려를 드러냈다.
자문위는 “현재 검사는 사법경찰관 1차 수사 결과에 검토·보완·견제 기능을 수행하고 특별사법경찰에 지휘·감독을 통해 수사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이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려면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지 실효적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라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형사사법체계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전당대회 등 정쟁 소재로 쓰이는 점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뜬금없이 SNS에 올리고 있다. 제도 변화로 발생할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했다.
현재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라 언급된 보완대책에는 각 미비점이 있는 상황이다. 우선 보완수사 대신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행정조사 개념이라 공소제기 이후 법정에서 조사 기록이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쉽지 않고, 사건 관계인이 조사받기를 바라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이 1차 수사를 벌인 뒤 모든 사건을 넘기는 전건송치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불송치 결정 권한을 갖게 됐다. 전건송치를 하더라도 보완수사권이 없는 채 보완수사만 요구하면 사건 처리 지연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보완수사 요구권을 살린다고 해도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 유지에 관해 필요한 경우 사법경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결과가 바뀌기 어렵고 처리가 지연된다는 지적이 있다.
검찰은 국회 중심의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 목소리를 지속해서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마땅한 수가 없다는 점 때문에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검찰은 인권과 피해자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보완수사권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표명해 왔고, 추진단에도 이러한 의견을 여러 차례 제시해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동일한 의견을 표명하고 전달하면서 검찰 제도 개편이 국민에게 이익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