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명 빚 독촉 탈출…새도약기금, 연체채권 1조 매입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규모 1조572억원
상록수 등 상위 3개사가 대부분 보유
캠코, 45곳과 1조314억원 매입 협의 완료
10만8000명 추심·연체이자 부담 해소
상록수 잔여채권도 매각 후 청산키로


[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금융당국이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들이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1조원 규모를 새도약기금으로 매입하기로 하면서 약 11만명이 장기 추심과 연체이자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부실채권 유동화시장 과열과 과잉추심 우려에 대비한 제도 개선도 검토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요 유동화회사 출자자들과 ‘유동화회사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매입협의 결과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과도한 장기추심 문제를 지적한 이후 금융당국은 상록수 출자자들과 청산 절차에 합의했다. 이어 상록수와 같은 유동화회사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을 전수조사하고, 새도약기금을 통한 매입 협의를 추진해왔다.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 채권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이 금융권이 보유·투자·관리 중인 유동화전문회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유동화전문회사는 총 167개사, 보유 연체채권 규모는 5조9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46개사가 새도약기금 지원 대상인 ‘5000만원 이하·7년 이상 연체채권’ 1조572억원(약 11만3000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록수(7235억원), 케이비스타(2817억원), 제네시스(258억원) 등 상위 3개사가 전체 대상채권의 대부분인 1조31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캠코는 제네시스를 제외한 45개사와 총 1조314억원 규모 채권에 대한 매입 협의를 완료했다. 상록수와 케이비스타를 포함한 4개사의 채권 1조56억원은 이달 말, 나머지 41개사의 258억원 규모 채권은 7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새도약기금이 채권을 매입하면 즉시 추심이 중단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취약계층의 채무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되며, 그 외 채권은 상환능력을 심사해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 1년 이내 소각한다.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에는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금융위는 이번 매입을 통해 약 10만8000명이 장기 추심과 연체이자 부담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는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제네시스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설립된 상록수는 새도약기금 대상이 아닌 잔여채권 약 1300억원도 캠코에 매각한 뒤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부실채권 유동화시장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연체채권의 유동화는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자금시장 유동성이 확대될 경우 부실채권 가격 상승과 회수 압력이 커지면서 과잉추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연체채권 유동화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 과열이나 과잉추심 우려가 발생할 경우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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