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부 관치개입” 與 “지역주의 딴지”…李 ‘폭풍 SNS’로 당위성 강조

국힘 “기업 자율적 판단 맞나 의심”
민주 “국가성장 가로막는 발목잡기”
李대통령, 입지·용수 관련 적극대응


여야가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야권이 “기업 팔 비틀기식 관치행정”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자, 여당은 “철 지난 지역주의를 앞세운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쳤다. 이재명 대통령도 주말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7건의 글을 연이어 올리며 대규모 투자 필요성과 정책 당위성을 직접 설명하는 등 직접 여론전에 참전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지역이 반도체 공장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태에서 기업의 자율적 판단하에 투명, 공정,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위치가 결정됐는지 묻고 있다”며 “기업의 자율적 판단보단 정부의 관치개입”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내내 국가 백년대계인 반도체산업 입지를 놓고 SNS에 멘트를 쏟아내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끊고 SNS를 자제하고 국정운영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부가 호남 반도체를 강행할수록 해당 부지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과 주거지의 집값, 땅값은 수직상승 할 것”이라며 “막대한 토지보상금과 매매차익으로 돈벼락이 쏟아진다. 이 중 정부, 여당 인사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백조 원짜리 국가산업을 답정너식 처방 위에 올려도 되나”라며 “처방을 먼저 써놓고 병명을 끼워 맞추는 의사는 면허가 정지된다.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기업의 팔을 비트는 사람들도 면허가 정지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은 철 지난 지역주의라며 이 대통령을 비호하면서 역공을 펼쳤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관치행정, 기업 손 비틀기라는 자극적 단어로 사실을 호도한다”며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글로벌 기업의 생존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이자 국가 성장을 가로막으려는 악질적인 발목잡기”라며 야당 공세에 대한 법적 대응 계획까지 시사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을 지낸 임문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기업이 수백조 원의 투자를 계획할 때는 단순하게 기업인 몇 사람들의 판단으로 되는 게 아니고 거기에 자본을 댄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수많은 해외 주주들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결정을 기업이 어떤 정부의 강압에 억지로 결정한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과 28일 엑스(X·옛트위터)를 통해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용수 문제, 야권 정치인의 호남 지역 입지 기준 제시 요구, 전력 문제, 대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 등에 대한 반박 입장을 연달아 내놨다.

호남 입지 타당성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치열해지자 직접 국민 설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집권 2년 차를 맞아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대형 경제 현안인 만큼 확실하게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의 투자를 압박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 일은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양성, 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한다”며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이고,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는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석준·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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