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군수지원협정 필요 거듭 거론…韓 “검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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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국방부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이 28일 용산 국방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양국은 공군·해군·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본이 거듭 주장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두고는 민감한 기류가 포착된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 대신은 전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공군 특수비행팀(블랙이글스-블루임펄스)간 교류, 해군 수색·구조훈련(SAREX),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장관은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을 통해 미래지향적 국방협력을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8일 한국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중간 급유를 위해 처음으로 일본 항공자위대 오키나와현 나하 기지에 기착하면서 양국 특수비행팀 조종사들 간 교류가 있었는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교류협력을 앞으로도 이어 나가겠다는 의미다. 다만 블랙이글스팀의 일본 중간 기착 및 급유 지원 정례화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고이즈미 대신은 회담을 앞둔 27일 입국해 외국 국방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강원도 원주 공군기지의 블랙이글스 부대를 찾기도 했다. 일본 방위성은 X에 고이즈미 대신의 블랙이글스 부대 방문을 전하며 이 비행팀이 지난 1월 오키나와에 기착한 사실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사실을 상기시킨 것은 한국도 일본과의 군수지원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회담에서 ACSA는 공식 의제는 아니었지만, 일본은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을 거론하며 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ACSA는 유사시 탄약·연료·식량 등 군수물자를 상호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일본이 미국을 비롯해 호주·영국·인도 등과 체결한 협력 틀로, 군사작전 지속 능력과 직결되는 ‘준동맹 수준’의 지원 체계로 평가된다.
일본은 앞서 5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 계기 회담에서도 같은 요구를 제기한 바 있다. 일본이 ACSA를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배경에는 한미일 안보 협력의 제도화를 통해 역내 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역사 문제와 국민 정서를 고려해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외교 협의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제한된다”며 “우리 정부는 현재 ACSA 체결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특히 ACSA 논의는 단순한 군수지원 협정을 넘어, 한국이 한일·한미일 협력 구조 속에서 어느 수준까지 군사적 연계를 허용할 것인지와 직결된 문제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한일 양국이 실질적 협력은 넓히면서도, 군사협력의 ‘상한선’으로 여겨지는 ACSA에는 선을 긋는 이중적 구도를 재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일본은 협력의 제도화를 압박하고 한국은 단계적 접근을 택하는 흐름 속에서, ACSA 논의는 향후에도 반복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