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효과 논쟁…美 캘리포니아 일자리 1만8000개 줄어

미 캘리포니아·스페인서 일자리 감소·실업 위험 증가 분석
국내도 제조업·청년 고용 부진…30일 노사 수정안 제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동명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25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보다 16.3% 인상한 1만2천원을 제시했고, 사용자 측은 1만320원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과 스페인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 이후 저임금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나 실업 위험 증가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돼 국내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9일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개한 워킹페이퍼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2024년 4월부터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에게 시간당 20달러의 별도 최저임금을 적용했다. 이는 당시 일반 최저임금인 16달러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미국 노동통계국의 분기별 고용·임금 조사 자료를 활용해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업종과 미국 내 다른 지역의 고용 추이를 비교한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캘리포니아의 고용이 다른 지역보다 2.7~3.2%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자리 수로 환산하면 약 1만8000개가 줄어든 규모다.

연구진은 인건비 부담이 큰 저임금 업종에서는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제학술지 ‘SERIEs’에 게재된 논문은 스페인이 2019년 월 최저임금을 735.9유로에서 900유로로 22% 인상한 이후 노동시장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직접 받은 노동자의 실업 확률은 1년 뒤 1.7%포인트 높아졌고, 근로시간이 감소할 확률도 0.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부정적 고용 효과의 상당 부분이 근로시간 단축보다 계약 연장 실패 등 고용관계 종료를 통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해외 연구와 유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최저임금이 16.4% 인상된 2018년 이후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기준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7년 13.3%에서 2018년 15.5%, 2019년 16.5%로 상승했다. 경영계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사업장의 지급 여력을 떨어뜨린 결과라고 주장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감소 폭은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던 2021년 1월(-2.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청년 고용률은 2024년 5월 이후 2년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연합]


이 가운데 국내 노동시장은 최악의 고용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291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4만명 줄어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고,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25만5000명 감소했다. 상용근로자도 7000명 줄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국내 고용 여건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을 이유로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경기 둔화와 고용 부진 속에서 급격한 인상은 기업 부담과 고용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앞서 노동계는 지난 25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올해 시급 1만320원보다 16.3% 오른 1만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경영계는 올해 수준인 1만320원 동결을 요구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보다 진전된 수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사는 오는 30일 열리는 제10차 전원회의에서 각각 1차 수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본격적인 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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