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9월 철거 착수
울산공장 재건축 본격화
EV공장 우선 배치·재건축 후 복귀 우선권 포함
40개월 휴업 보상·물량 이관은 추후 논의로 남아
“기아보다 후퇴한 합의” 노조 내부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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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울산공장 현황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 1공장과 42라인 부지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9월부터 기존 공장 철거에 들어가고, 해당 라인 소속 직원에게 배치전환 우선권과 재건축 이후 복귀 우선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휴업 보상과 물량 재편, 투입 차종 등 일부 쟁점은 추후 논의로 남겨지면서 노조 내부 반발이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24일과 25일 각각 고용안정위원회 5·6차 회의를 연 데 이어, 26일 울산 1공장과 42라인 부지 재건축에 최종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현대차는 미래차 생산체계 전환과 국내공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27년 9월부터 기존 공장 철거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공장과 42라인 부지 재건축은 2022년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합의서’와 2025년 ‘노사 미래동반 발전을 위한 특별협약’을 통해 이미 큰 틀에서 합의된 사안이다. 이번 고용안정위에서는 철거 공사를 앞두고 해당 공장 인력의 배치전환, EV공장 우선 배치, 재건축 이후 복귀 우선권 등 구체적인 인력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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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울산공장 현황 |
우선 1공장과 42라인의 생산 차종인 아이오닉5·코나EV, 포터 등의 단산 시점은 2027년 사업계획 수립 시점과 연계해 확정 시 노조와 협의하기로 했다.
재건축 공장의 세부 부지와 철거, 공장 건설, 레이아웃, 투입 차종, 설비 설치, 시운전 등 단계별 일정도 향후 노조에 설명하고 단체협약 절차에 따라 진행하기로 했다. 재건축과 관련한 사업부 단위 세부 협의 사항은 1공장과 42라인 각각의 단위공장 노사가 별도로 협의할 예정이다.
고용안정 방안도 합의서에 포함됐다. 현대차는 1공장과 42라인 소속 기술직을 대상으로 정기 배치전환 우선권을 3회 부여하기로 했다. 정년을 앞둔 1966년, 1967년, 1968년생 직원에게는 최우선 배치전환 기회를 주기로 했다.
EV공장 배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노사는 EV공장 운영 상황과 연계해 1공장·42라인 직원 중 희망자에게 EV공장 우선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울산 EV공장은 현대차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약 29년 만에 국내에 새로 지은 완성차 공장이다. 지난해 말 완공된 이 공장은 올해 9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 생산을 맡을 전동화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또 재건축과 관련한 배치전환에 한해 현 소속부서 배치 후 2년 미만, 핵심기술직무 기간, EV공장 연령 제한 등 일부 기준을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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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울산공장 재건축 관련 노사 주요 쟁점 |
재건축 이후 복귀 장치도 마련됐다. 노사는 재건축 공장 운영계획과 연계해 현재 1공장과 42라인 소속 기술직·일반직 중 희망자에게 복귀 우선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재건축 공장 가동 시점에 복귀 가능 인원이 필요한 인원보다 적을 경우 정기 배치전환과 신규 채용 등을 통해 필요 인원을 충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핵심 쟁점 일부는 추후 논의로 남았다. 가장 큰 쟁점은 약 40개월, 3년 4개월에 달하는 재건축 기간 중 기존 공장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지다. 공사가 시작되면 해당 라인의 생산이 중단되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노조는 조합원의 기존 일자리와 임금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기간 유급휴업 보장과 일방적인 전환배치 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재건축 기간 전체에 대해 유급휴업을 보장할 경우 인건비 부담과 생산 차질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휴업 기간을 최소화하고, 배치전환이나 다른 공장 물량 조정 등을 통해 인력 운영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사는 휴업 문제를 생산량 변동과 철거 시점, 엔진·변속기 공장 단산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국내공장 물량 재편과 연계된 시트 물량과 차량 이관 등도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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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배치도. 1~5공장과 엔진·변속기 공장, 수출부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 홈페이지 갈무리] |
이번 합의를 두고 노조 내부에서는 “총파업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조합원 의견 수렴 없이 집행부가 재건축 합의를 서둘렀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4일 파업 결의 이후 노조 집행부가 재건축 관련 합의를 서둘렀고, 휴업 보상과 물량, 인력 계획 등 핵심 내용이 명확하게 담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기아 PBV 신공장 합의 사례와 비교해 휴업 기간, 부서별 인력 규모, 신규 채용, 차종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재건축 이후 공장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도 합의 내용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건축 공장이 다차종 유연생산과 자동화 확대를 전제로 추진되는 만큼, 노조 일각에서는 향후 인력 감축이나 배치전환, 노동강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합원 총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현장 조직은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 합의가 해당 조합원의 고용과 근무지, 물량 배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조합원 의사를 별도로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집행부는 재건축 과정에서 배치전환과 복귀 우선권 등 고용안정 장치를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기준 92.03%, 재적 대비 86.65%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이어 25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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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 라인 [현대자동차 제공] |
노조는 오는 30일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향후 파업 방식과 일정, 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금협상에서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성과급 30% 지급, 상여금 800% 인상, 정년 연장, 신규 채용 확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재건축 합의를 둘러싼 내부 반발이 향후 임금협상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대외적으로는 사측과 임금협상을 이어가고, 내부적으로는 재건축 합의 논란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파업권 확보 이후 투쟁 수위를 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노조 내부 결속이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기아 PBV 신공장은 휴업 기간을 최대 2년 보장했지만, 현대차 재건축 합의는 엔진·변속기 공장 단산 사례 수준으로 후퇴했다”며 “이번 1공장·포터공장 재건축이 향후 울산공장 재건축의 기준이 되는 만큼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업 원칙이 무너지면 단체협약은 물론 조합원의 생계 보장과 고용 안정도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