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 도착 우편투표도 유효 판결
미국 연방대법원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의 직 유지와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의 유효성을 모두 인정하는 등 연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타격이 되는 판결을 내놨다.
대법원이 연준의 독립성을 흔들고, 공화당에 유리한 지형으로 선거를 이끌려는 트럼프 대통령에 제동을 가한 셈이다.
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쿡 이사의 해임이 적법한지를 두고 벌이는 소송이 마무리 될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쿡 이사에게 해명할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이 끝날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대출 사유를 허위로 기재해 사기를 저질렀다며 그를 해임했다. 쿡 이사는 이에 불복해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이번 판결로 해임 무효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부터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연준의 독립성을 흔들던 트럼프 대통령을 저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연준에 ‘독특한 역할’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독립기관 수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다수 의견이 연준으로 확대돼서는 안된다고 판시했다. 연준의 설계에 있어 독립적이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독립적이라고 인식되는 것도 중요하다고도 강조하기도 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금융기관 중 하나인 연준의 지위와 관련해 대중을 불확실한 상황에 방치하거나 의구심을 심어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법원은 연준 이외의 정부내 독립 기관 소속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대법원은 민주당 추천 인사였던 레베카 켈리 슬로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해임한 데 대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독립기관 인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부정행위나 근무태만과 같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정책적 입장차를 이유로 해임할 수 없도록 한 1935년의 판례를 뒤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날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집계하는 일부 주(州)의 제도에 대해 합법이라는 판결도 내놨다. 도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