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7.6% ‘이자내기도 벅차다’

한경협, 상장사 한계기업 분석
2017년 대비 15.8%포인트 늘어
美·佛·英·獨·日보다 상승폭 커
코스닥 한계기업 비중 30% 달해


국내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은 한계기업 비중이 30%를 넘어 코스피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주요국 상장사의 한계기업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기준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27.6%로 미국(30.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17년 11.8%에서 15.8%포인트(p) 증가해 미국(9.5%p), 프랑스(5.5%p), 영국(2.8%p), 독일(2.3%p), 일본(1.9%p)보다 증가 폭이 컸다.

한계기업이란, 영업활동 외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된 기업이다. 한국은행은 앞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을수록 정상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계기업 가운데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도 꾸준히 확대됐다. 2023년 41.8%, 2024년 43.7%, 2025년 43.9%로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한국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올해 43.9%로 미국(44.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프랑스(40.1%), 영국(36.7%), 독일(27.0%), 일본(9.8%)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중 한계기업 비중은 32.6%로 코스피(16.7%)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2017년 이후 증가 폭도 코스닥이 19.5%포인트로 코스피(7.1%p)의 약 2.7배에 달했다.

성장기업과 기술기업 비중이 높은 코스닥에서 경기 둔화와 자금 조달 환경 악화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6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36.8%), 도매 및 소매업(36.4%), 정보통신업(32.5%), 제조업(25.6%), 건설업(23.6%) 순이었다.

2017년 대비 한계기업 비중이 크게 오른 주요 업종은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 30.0%p로 가장 컸고, 정보통신업(19.6%p), 도매 및 소매업(18.6%p), 제조업(14.4%p)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 컨설팅 등 전문 서비스업에서도 경영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교역 여건 악화와 환율·원자재·인건비 상승, 내수 부진 등이 겹치며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업 활력 제고와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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