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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2일 한국-체코 전에서 ‘눈 찢기 인종차별’을 한 멕시코인(좌. 유튜버 ‘이노냥’ 계정). 6월 29일 ‘5.18 조롱 응원’ 중인 배재고 학생들(우)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달 ‘북중미 월드컵’ 한국-체코전 직후 온라인에서는 한 한국인 유튜버가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스포츠팬들의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한 멕시코 남성이 양손 검지로 눈을 길게 찢는 이른바 ‘슬랜티 아이(slanted-eye)’ 동작을 한 것. 이는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대표적 인종차별 행위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에서 해당 행동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고, 국제축구연맹(FIFA)는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해 경기장 입장을 금지시켰다. 피파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과 증오, 차별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 같은 행동은 축구와 월드컵, 그리고 사회 어느 곳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남성은 멕시코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 협회(CITGEJ) 회장이었는데,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그는 공개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태로 인해 발생한 모든 일에 진심으로 유감”이라며 “제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겠다. 이번 일로 불편을 드린 점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명확하게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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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고등학교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치는 모습. [독자 제공] |
배재고 야구 선수들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벌인 ‘5.18 조롱 응원’이 충격을 주고 있다. 배재고 선수들은 6월 29일 열린 해당 경기에서 단체로 율동을 하며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치고, ‘탱크데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지역 비하 발언을 했다. 스타벅스가 ‘탱크데이’ 이벤트로 ‘5·18 조롱 논란’에 휘말린 뒤 불매 운동이 일자 이를 조롱하며 스타벅스 구매를 인증한 것을 의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전두환과 신군부가 내란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것에 대해 광주 시민들이 저항한 시민운동이다. 많은 시민들이 희생된 비극적 사건을 조롱한 것은, 10대들 사이에 퍼진 극우 정서가 기본적인 인간성마저 파탄낸 상황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화 운동을 통해 얻어낸 표현의 자유로 민주화 운동을 조롱하는 무지와 기본적인 역사적 지식 부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여과 없이 드러낸 점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당시 이 같은 문제 행동을 제지하지 않은 감독과 코치 등 어른들에 대해서도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배재고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약속했으며, 광주제일고에 직접 방문해 사과하고 싶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반성의 의미로 남은 경기를 기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한 순간의 판단 잘못으로 한 실수에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앞서 인종차별을 한 멕시코 남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해외 선진국에서는 성별·인종·지역에 대한 혐오 차별을 엄격히 규제하고, 가해자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뿌리 뽑는다.
가령 2021년 영국 포츠머스 유소년 선수 3명은 메신저에서 영국 대표팀 흑인 선수들을 조롱하는 대화를 했는데, 이것이 유출돼 모두 즉시 방출됐다.
또 같은 해 미국 캘리포니아 고교 농구 대회에서는 백인 중심의 우승팀이 라틴계가 많은 상대팀을 향해 멕시코 빵 ‘토르티야’를 던졌는데, 캘리포니아 고교 스포츠연맹은 인종차별 행동이라 판단해 우승을 박탈했다.
선수만이 아니라 관중도 마찬가지다. 피파는 지난해 9월8일 월드컵 예선에서 엘살바도르 팬들이 수리남 선수들에게 원숭이 소리를 낸 사건에 대해 제재금 6만2715달러(약 8690만원)와 다음 홈경기의 관중 입장석 15% 폐쇄 처분을 내렸다. 또 올 3월31일 스페인-이집트 친선경기에서 발생한 이슬람 혐오 구호 사건을 두고 스페인 축구협회(RFEF)에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7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성과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거나 왜곡된 역사 인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하는 선수들은 엘리트 선수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포츠에서 지역 비하, 인종 차별, 혐오 발언을 금지하고 이런 사안에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은 스포츠가 가진 공정한 경쟁(정신)을 해치기 때문”이라며 “스포츠에 열광하고 감동하는 저변에는 공정성의 가치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사랑과 연대, 존중과 배려를 배워야 할 학생들이 혐오와 조롱과 차별의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은 지도자를 비롯해 어른들의 잘못도 크다”면서 “가르치는 일은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예의와 태도를 깨닫게 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