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xxxx” 해외 피싱범 도와 ‘변작 중계소’ 운영한 20대 2인 구속기소

피싱조직 ‘노쇼’ 사기로 약 11억 편취
대포폰 136대·유심칩 395개 제공받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해외에 근거지를 둔 피싱(금융사기) 조직을 도우며 발신 전화번호를 조작해 준 20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전국 모텔을 전전하며 중계기를 운용했고, 피싱 조직은 이를 이용해 이른바 ‘노쇼’ 사기 수법으로 11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전기통신사업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박모 씨와 팽모 씨를 지난달 23일 구속기소 했다. 이들의 첫 재판은 오는 8일 오전 10시 1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박 씨와 팽 씨는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외 피싱 조직으로부터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 운영을 지시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전국 모텔을 1주일 간격으로 옮겨 다니며 투숙했고, 피싱 조직으로부터 택배로 조달받은 대포폰 136대와 유심칩 395개 등을 이용해 중계기를 설치·운용했다.

조직원들은 이들이 관리하는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한 뒤 이를 원격으로 조작했다. 이를 통해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인터넷전화 등으로 연락할 때, 발신 번호가 일반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표시되도록 조작했다.

해외 피싱 조직은 이 중계소를 이용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7개월간 이른바 ‘노쇼’ 사기 수법으로 피해자 39명에게서 약 11억원을 속여 뺏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쇼 사기’는 단순한 예약 부도를 넘어 공공기관, 군부대, 유명인 등을 사칭해 자영업자에게 대량 예약을 한 뒤, 특정 물품의 대리 구매나 선결제를 유도해 금전을 가로채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조직원들은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을 예약한 뒤 “특정 업체에서 물건을 대신 사달라”며 입금을 요구하고 잠적하는 방식을 썼다.

앞서 이들은 지난 5월 27일 경기 구리시 노상과 충남 천안의 한 모텔에서 각각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해당 해외 피싱 조직을 추적하는 한편, 이들에게 대포폰과 유심을 판매한 90여 명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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