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6만가구 중 전세 77건 사실상 ‘0’
5일부터 실거주의무, 임대차 매물 잠김
동탄·기흥 급감, 수도권 전반 주거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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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실거주의무가 부과되는 경기도 구리시의 역세권 전경. [헤럴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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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 대표 학군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세로 거주하던 50대 A씨는 올해 말 계약 만기를 앞두고 이사 문제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고민하던 잠실은 매물을 찾기 어렵고 기존 전세금으로는 인근 단지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A씨는 “차선책으로 구리를 보고 있었는데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제 남양주 상황을 봐야할 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동탄·구리·기흥이 오는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이며 서울 및 경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전월세난이 인접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좋은 구리는 강남권 이주수요를 흡수하는 대체지로 꼽혀 기존에도 전세 매물이 품귀 상태였는데 이번 규제로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며 타격이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다.
2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 전세 매물은 77건으로 집계됐다. 구리 내 약 150개 아파트 단지(4만6000여 가구·부동산R114 집계)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공급 가뭄 상태다. 올해 1월 1일 243건이었던 구리 아파트 전세 매물은 증감세를 보이다 지난 5월 중순 200건 밑으로 내려왔다.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두 자릿수대까지 떨어졌다. 연초와 비교하면 67.8% 급감한 수치다.
단지별로 봐도 매물이 ‘0건’인 곳이 다수다. 인창동 ‘인창주공1·5·6단지’는 등록된 전세 매물이 없고, 구리역 역세권 입지로 대장주로 꼽히는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는 1180가구 대단지임에도 전세 매물이 4건 뿐이다.
월세도 마찬가지다. 구리 아파트 월세 매물은 전날 기준 58건으로 올해 1월 1일(119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월세 또한 단지마다 매물이 1~2건 수준인 곳이 대부분이다.
구리 일대 전월세 매물 실종은 수도권 전반의 극심한 주택 수급 불균형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서울의 1~5월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690가구로, 전년 동기(2만702가구) 대비 48.4% 감소했다. 서울에서 밀려난 임차 수요가 외곽 대체지로 유입되고 있으나, 이들 지역마저 전세 공급이 끊기며 임대차 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오는 5일부터는 토허구역으로 묶이며 전월세난은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80%로 강화된다. 1주택자 전세대출한도도 2억원으로 축소돼 전세 자금 마련 문턱이 높아지면서 조건에 맞는 전셋집 찾기가 어려워지고, 토허구역 지정으로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며 시장에 나오는 임대차 매물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 인근 D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세 매물은 아예 없다”며 “이쪽 신축 단지들은 구리 원주민 분들은 거의 없고 서울에서 오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곧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니 나오는 매물 자체가 완전히 잠길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 뿐 아니라 동탄, 기흥도 전월세 매물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같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동탄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전날 262건으로 지난 2월 행정구역 개편 이후 매물량이 집계되기 시작한 2월 6일(374건) 대비 42.7% 줄었다. 월세 또한 같은 기간 317건에서 206건으로 53.9% 감소했다. 기흥도 전세는 연초 625건에서 314건으로 99%, 월세는 490건에서 195건으로 151.3%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세 지역의 규제지역·토허구역 지정으로 교통망이 연결된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전월세난이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양주 다산신도시를 비롯해 수원시 권선구 등이 대표적으로, 수도권 전반의 주거 불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토허구역이나 규제지역으로 묶이는 지역들은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량이 적어서 매매,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지역들”이라며 “올 들어 서울 입주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구리 같이 서울 접근성 좋은 지역들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런 현상이 더 번져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