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회 사상 초유의 ‘의사봉’ 탈취 사건

‘소각장 투사’로 알려진 초선 의원 “정당한 이의제기 묵살 당해”

의사봉 AI 이미지.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제10대 순천시의회(의장 유영철)가 7월 출범된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초선 의원의 ‘의사봉(棒)’ 탈취 사건이 발생했다.

2일 개회된 제296회 순천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장에서 1순위로 지망한 도시건설위원회(도건위)에 배정되지 않은데 불만을 품은 정수진 의원(초선)이 발언 기회를 봉쇄당하자 회의를 진행 중인 의장석으로 다가간 뒤 팔을 뻗어 의사봉을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소동이 발생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의원 배지를 달고 시의회에 입성한 정 의원은 노관규 전 시장이 밀어붙인 연향동 소각장 반대운동에 앞장선 인물로, 노관규(무소속)와 앙숙지간인 지역구 김문수 국회의원(민주당)으로부터 ‘마 선거구’(연향동·조곡동) 출마자 간의 순번 합의에 따라 ‘가’ 번호를 받고 출마해 당선됐다.

정 의원은 ‘소각장 반대대책위’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상임위(도시건설위원회)에서 입지 선정의 부당성과 집행부(시청)의 타당성 조사보고서 조작 등을 검증하겠다며 별러왔다.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유영철 의장은 의원들로부터 희망하는 상임위 신청을 받아 4개 위원회별로 의원을 배분했는데 정수진 의원을 전날 ‘도시건설위원회(도건위)’로 배정했다가 당일 ‘문화경제위원회(문경위)’ 소속으로 바꿨다고 한다.

유 의장은 정 의원이 6.3 지방선거 이전에 활동한 ‘순천시차세대공공자원화시설(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 정책부장’ 활동 내역이 제척(배제) 대상에 해당돼 이해 당사자의 양해를 구하고 문화경제위원회에 배정했다는 설명이다.

유 의장은 “순천시의회 조례 및 규칙에 의하면 의원들로부터 희망 상임위 신청을 1~3순위까지 받아 임의로 배정하는데 정 의원에게 ‘도건위’에 배정하지 못하는 이유를 사전에 설명했다”면서 “자문 변호사 문의 결과 ‘도건위’ 선임에는 문제가 없으나, 소각장 관련 사항은 본인이 회피 또는 위원회에서 제척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검토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장 ‘의사봉’이 사라지자 유 의장은 잠시 당황했지만 의회 사무국이 준비해 둔 ‘예비봉’을 두드려 상임위 구성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정 의원은 “지방의원은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선출된 사람으로 선거 이전의 환경운동과 주민대책위, 시민단체 활동 등을 이유로 상임위원회 활동을 제한한다면 앞으로 시민운동 경력자는 관련 정책을 다루지 못한다는 말이냐”면서 “의장께서 정당한 이의제기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항의 차원에서 의사봉을 들고 나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소란은 시청 내부 각 실과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 돼 대다수 직원들이 시청했으며, 방청석에는 행·의정모니터연대 등 시민단체와 정치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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