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환율 피해 중기에 14.9조 긴급자금 지원…전용 트랙 신설

비상경제본부회의 ‘고환율 중기 지원방안’
원·부자재 수입기업 지원 문턱 대폭 완화
무역보험·환변동보험 확대, 세금 납기 연장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중반에서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정부가 고환율 피해 중소·중견기업에 약 15조원의 대출·보증 등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고환율 등에 따른 경영 애로 중소기업 긴급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고환율 등으로 경영 애로를 겪는 중소·중견기업에 총 14조9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공급한다. 기존 중동 정세 대응을 위해 마련했던 정책금융 23조7000억원 가운데 남은 13조8000억원에 신규 자금 1조1000억원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정책자금이 빠르게 소진될 경우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긴급경영안정자금 내에 고환율 피해 기업 전용 트랙을 신설한다. 특히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중소기업은 기존의 ‘매출액 또는 영업이익 10% 이상 감소’ 요건 없이도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긴급경영안정자금 규모도 기존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두 배 확대하고, 정책자금 대출의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도 지원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규모를 7조원에서 8조원으로 1조원 확대하고 금리 우대 폭도 0.2%포인트 늘린다. 조달 원가 수준의 금리로 지원하는 ‘고환율 극복 초저금리 상생대출’도 새로 도입한다.

기술보증기금은 긴급경영안정보증의 보증비율을 95%에서 100%로 높이고 보증료율 감면폭도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확대한다.


정부는 수입기업의 환율 부담을 덜기 위한 무역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수출 실적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도 수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요건을 개선하고, 내년 4월까지 수입보험료를 50% 할인한다. 핵심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한 기업에는 무역보험공사의 수입자금 대출보증 한도를 최대 두 배까지 우대한다.

환변동 위험 완화를 위해 환변동보험 공급 규모를 기존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확대하고, 보험료 할인율도 15%에서 30%로 높인다. 가입 대상도 일부 원자재 수입기업에서 사치재를 제외한 모든 수입기업으로 확대한다.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선 수출바우처 내에 고환율 피해 기업 전용 트랙을 신설해 100억원을 지원하고, 무역보험료 지원 한도도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한시 확대한다. 보험계약 종료 후 지급하던 무역보험료는 선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 수출입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에는 외화와 원화, 또는 외화 간 대출통화를 무료로 변경할 수 있는 대출통화 전환권을 제공한다.

정부는 세정 지원도 병행한다. 고환율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대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소득세, 관세 납부기한을 연장하고, 납품대금 연동제에 환율을 반영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지원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공계약 금액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90일 조정 제한기간과 관계없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한다.

이번 대책은 원·달러 환율이 6월 말 1549.4원까지 치솟는 등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62.7%가 고환율 피해를 ‘심각’ 또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수입기업은 조사 대상 모두가 심각한 피해를 호소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늘었다는 응답도 71.2%에 달했다.

구 부총리는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신속히 덜어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기업들의 애로를 면밀히 점검해 필요하면 추가 지원방안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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