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달걀이 없어요…장 보려면 차로 20분” 지역에 신선식품 부족 ‘식품사막화’ 심각

인구 감소로 소매업 줄어 육류, 과일 식품접근성 떨어져
행안부, 기아와 협업 ‘신선식품 배송 사업’ 출범


김민재(사진 오른쪽에서 네 번째) 행정안전부 차관이 3일 오후 경북 의성군 의성청년센터에서 열린 ‘신선식품 배송 사업 출범식’에 참석해 황명석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최유천 의성군수, 이덕현 기아 상무 등 주요 내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일부 인구감소 읍·면 지역에서 마트가 줄어들며 신선식품을 구하기 힘들어지는 이른바 ‘식품 사막화’가 확대되자 정부가 본격적인 신선식품 배송 사업에 착수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청년센터에서 소외지역 주민들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신선식품 배송 사업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신선식품 배송 사업은 식품 소매점을 이용하기 어려운 물류 취약지역의 고령층에게 육류, 달걀, 유제품 등 신선식품을 안전하게 배달하고 판매하는 사업이다.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행정리 3만7563개 중 2만7609개(73.5%)에 소매점이 없어 주민들이 장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기준 식료품점 도달거리 조사에서도 자동차 기준 농촌 14.4분, 도농복합시 11.1분, 도시 3.9분으로 농촌이 도시보다 3.7배 더 많이 소요됐다.

현재 농식품부는 농촌 취약 마을에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을 배달·판매하는 ‘찾아가는 이동장터’ 사업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시범 사업이 이뤄지는 전남 함평군 해보면의 10개의 법정리 중 7개 법정리에는 소매점이 없어 일부 마을에서는 생필품 구매를 위해 자동차로 20분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남 함평군의 ‘찾아가는 이동장터’인 ‘황금마차 나비장터’[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국회입법조사처의 ‘식품사막화에 따른 식품접근성 약화, 정책대안은 무엇인가?’ 보고서는 “인구감소율과 고령화율의 영향을 받는 식품사막화는 도시 지역의 동보다 읍·면 지역이, 거점 상권이 있는 읍 지역보다는 면 지역의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신선식품 섭취는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 관리에 중요한 요인인 만큼 정책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층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잘 상하지 않는 가공식품류 섭취를 늘리게 한다”며 “경제·건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역별 공공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구축사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번 행안부의 신선식품 배송 사업은 농어촌상생기금과 기아의 자체 재원 등을 활용해 전용 차량과 운영 경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지방정부는 배송 기반 조성과 연계 복지서비스 제공을 책임진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사회적협동조합과 초록우산이 실질적인 배송 운영을 담당한다.

행안부는 의성군에서 검증된 배송서비스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그 첫 단계로 ‘인구감소지역-기업 협업 활성화 지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북 순창군에서 올 하반기부터 사업을 확대 시행한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식품사막화 문제는 소외지역 주민들의 먹거리 문제를 넘어 지방소멸과 정주 여건 약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면서 “본 사업을 통해 누구나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구감소 지역의 대표적인 정주 여건 개선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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