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친해졌어요” 아빠와 딸, 함께 뛰며 추억쌓는다 [서울N]

노환희씨, 11살 딸 아이와 함께 하는 ‘아자러너’ 참여
“바쁘단 핑계로 아이와 시간 잘 보내지 못했는데 좋은 기회”
딸 아진양 “아빠와 좀 더 친해진 거 같아 좋아”
아자러너, 2기 신청 4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


아자러너에 참여한 노환희씨와 아진양이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본인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살고 있는 노환희(41)씨는 요즘 수요일이면 정시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간다. 홍보마케팅 업무로 저녁 일정도 자주 있지만 7월 초까지 수요일 저녁 약속은 뒤로 미뤘다. 이날은 11살 딸 아진이와 저녁 달리기를 약속한 날이어서다. 노씨는 저녁 식사 후 딸 아진양과 함께 집 근처 평화의 공원이나 불광천에 나가 달리기를 하고 있다.

아진 양은 “아빠랑 같이 달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아빠와 전보다 좀 더 친해진 거 같다”며 “운동은 좋아하지만 오래 달리는 건 좀 힘들었는데 아빠와 함께 달리니까 좀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노 씨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는데 그동안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잘 지키지 못했다”며 “그러다 서울시에서 ‘아자(아빠와 자녀)러너’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보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가족센터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6월에도 아빠와 자녀가 함께 달리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비대면 마라톤 ‘아자러너’를 진행 중이다. ‘아자러너’는 맞돌봄 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 참여형 캠페인으로 러닝을 통해 아빠와 자녀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첫선을 보인 지난해 총 250팀이 참여했으며 모집 시작 약 90분 만에 신청이 마감될 만큼 인기가 많았다. 올해 200팀 모집에는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리며 접수 시작 4분 만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 부녀는 지난해 1기에 이어 올해 2기 아자러너에도 참여하고 있다. 노씨는 “지난해에는 기록을 올린다기 보다 아이와 함께 걷거나 뛰면서 시간을 같이 보내는데 중점을 뒀다”며 “올해는 좀 더 멀리, 더 빠르게 뛰어보자고 목표를 정하고 서로를 응원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자러너 참가자들에게 완주메달, 미션 수첩 배번호표, 손목 아대, 선패치 등의 굿즈를 제공한다. 특히 참가자들은 배번호표를 자기 만의 디자인으로 꾸밀 수 있다. 노씨는 “아이와 자주 달리는 평화의 공원이 노을 맛집으로 유명해서 작년에는 팀 이름을 ‘노을러너즈’로 했다”며 “올해는 요즘 작은 아이가 푹 빠져 있는 레고 때문에 ‘블록러너즈’로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노환희씨 부녀가 아자러너 배번호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손인규 기자


아자러너에 참여한 이후 노씨 가족의 일상은 더 풍요로워졌다. 노씨는 평일에는 아진이와 달리기를 하고 주말이면 아내와 막내 아들까지 함께 공원 등을 찾아 가족 모두가 달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노씨는 “평일이면 거의 혼자 육아를 하는 아내는 제가 아이들과 달리기를 하러 나가는 것을 대환영한다”며 “벌써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딸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들 시간이 점점 적어질 거 같은데 아자러너를 통해 아이와 또 하나의 추억을 쌓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며 항상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단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아이가 커가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헤쳐나갈 수 있게 지금처럼 같이 뛰면서 옆에서 응원해주는 든든한 코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더 많은 시민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6월 비대면 행사에 이어 9월 추가 모집자를 선정하는 대면 행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상의 짧은 순간이 가족에게는 평생의 기억이 된다. 함께 달리는 경험이 아빠와 자녀 모두에게 따뜻한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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