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던지고 떠나버려?…30대 김대리 호주 워홀 연령 상향 고민되네 [세상&]

한국인 워홀 참여 연령 만 30세→35세로 상향
“인생 새로운 전환점”, “해외 취업 도전” 기대감


외교부는 호주 정부가 1일부터 한국인 대상 워킹홀리데이 참여 연령 상한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높인다고 밝혔다.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살면서 한 번쯤은 워홀을 가보고 싶다고 마음먹었는데, 이제 진짜 고민하게 됐어요.”

이달 1일부터 한국인의 호주 워킹홀리데이(워홀) 참여 연령이 기존 만 30세에서 만 35세로 확대됐다. 워킹홀리데이는 협정 체결 국가 청년이 상대 국가에 일정 기간 체류하며 관광, 취업, 어학연수 등 현지의 문화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현재 29개 국가·지역과 워킹홀리데이 협정 또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는데, 호주는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로 꼽힐 만큼 선호도가 높은 국가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자는 2022년 1만1832명에서 2024년 1만6709명으로 41.2% 증가했다.

그동안 나이 제한에 발목이 잡혀 계획을 접어야 했던 30대 직장인들은 연령 상한 소식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직장인 이예림(33) 씨는 “막연히 워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취업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포기했었다”며 “외국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퇴사 후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창영(32)씨도 “군 제대후 1년간 해외 여행을 했었는데 호주에서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있다”며 “호주 워홀은 나이 때문에 꿈도 못 꿨는데 직장 생활에 지쳐있던 와중에 다시 떠날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워킹홀리데이 준비 카페에는 “나이 때문에 포기했는데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 “워홀 경험을 쌓은 뒤 해외 취업까지 노려보고 싶다”, “30대에게도 기회가 열린 것 같아 반갑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귀국 시 재취업 걱정”, “적응 실패” 불안감도


지난달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채용박람회에서 ‘2026 글로벌 탤런트 페어’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


다만 기대만큼 고민도 크다.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30대에게는 퇴사에 따른 경력 공백과 재취업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항공료와 초기 정착비 등 적지 않은 비용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2년 차 직장인 오모(32) 씨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 외무고시를 준비하다 취업이 늦어 또래보다 경력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워홀을 다녀온 뒤 한국에 돌아왔을 때 다시 취업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퇴사 후 재취업을 준비 중인 하모(31) 씨는 “도피성으로 해외에 나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올까 봐 두려운 마음도 있다”며 “새로운 출발을 위해 시작한 경험이 결국 실패로 끝났을 때의 주변 시선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해외에서 일하며 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늘어난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단순한 어학연수보다 실질적인 해외 경험을 쌓고 이를 발판으로 해외 취업까지 연결해 보려는 수요도 적지 않아서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김정환(31) 씨는 “지금 수입이나 생활이 불안정한데 워홀 비자로 경력을 쌓은 뒤에 해외 취업을 하고 싶다”며 “최종적으로는 영주권까지 따서 안정적으로 해외에 정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학 업계는 이번 연령 상향 발표 이후 30대 지원자 문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2023년 캐나다 워홀 참여 연령이 만 30세에서 만 35세로 연령이 상향됐을 때도 ‘이제 신청이 가능해졌는데 늦지 않았느냐’, ‘퇴사 후 다녀와도 될까’ 등을 묻는 30대 초중반 직장인들의 문의가 늘었었다”며 “특히 30대는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시기인 만큼 단순히 해외를 경험해보겠다는 목적보다 해외 근무 경험을 쌓거나 해외 취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묻는 상담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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