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글씨·김기창 그림…‘샘터’ 원화·컬렉션 경매에

케이옥션, 21일 온라인 경매
월간지 수록 원화 49점·샘터 컬렉션 11점 출품

 

호암 이병철 ‘공수래공수거’. [케이옥션 제공]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경영난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 월간지 ‘샘터’의 원화와 컬렉션이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은 오는 21일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 ‘샘터’의 표지와 내지에 삽입된 원화 49점과 샘터가 별도 소장해 온 컬렉션 11점 등 총 60점을 출품한다고 6일 밝혔다. 경매 시작가 기준 총 8000만원 규모다.

대표 출품작은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의 서예 작품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1981)다. 오랫동안 샘터 이사장실에 걸려 있었던 작품이 이번 경매를 통해 처음으로 시장에 소개되며, 경매 시작가는 1500만원이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구절은 호암의 경영 철학과 삶의 태도를 압축하고 있다.

숯을 나일론실로 허공에 매다는 설치 작업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박선기의 ‘Panorama 2008’(이하 경매 시작가 800만원)과 조선 후기 민화의 정수로 꼽히는 ‘책가도(冊架圖)’ 6점 세트(500만원)도 출품된다.

잡지 원화 중에는 ‘월간샘터’ 1977년 1월호 표지에 실린 박노수 ‘산수도’(100만원), 1977년 7월호 표지 그림인 손응성 ‘교외의 풍경’(400만원), 1972년 2월호 내지에 수록된 김기창 ‘도자기’(300만원), 1970년 8월호 내지에 수록된 송수남 ‘나팔꽃’(50만원) 등이 경매에 부쳐진다.

‘샘터’ 1972년 2월호(왼쪽)와 내지에 실린 김기창 ‘도자기’. [케이옥션 제공]

1970년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창간한 ‘샘터’는 ‘담배 한 갑보다 싼’ 가격과 한글 쓰기를 원칙으로 한국인의 삶 속에 자리했다.

피천득, 법정 스님, 최인호, 이해인 수녀, 정채봉 등 당대의 대표적인 문인들이 고정 필진으로 활동했으며, 한강 소설가와 정호승 시인이 편집부 기자로 근무하기도 했다.

또한 ‘샘터’는 미술관과 화랑의 문턱이 높았던 1970년대 창간 초기부터 당대 주요 작가의 원화를 표지화로 활용하며 미술을 국민의 일상으로 끌어들였다. 김기창, 박노수, 손응성, 장우성, 김태, 송수남 등 화단의 거장들이 매달 표지와 내지를 통해 전국 수백만 독자와 만났다.

2019년 12월, 598호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간 ‘샘터’는 독자들의 후원으로 2020년 4월 창간 50주년 기념호를 발행하며 다시 세상과 만났으나 2026년 1월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이번 경매는 샘터의 56년간 여정이 남긴 기록을 되살리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경매 프리뷰는 11~21일 서울 강남구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진행하며, 응찰은 케이옥션 홈페이지에서 24시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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