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이미 기록적인 온도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의 상황은 훨씬 더 악화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해에서 파나마 운하까지 이미 혼란에 빠진 해운 업계는 바싹 말라붙는 수로들로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고, 대형 산불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올해 첫 4개월은 175년 만에 가장 더웠다.
또 올해는 기록상 상위 5위 이내의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이 확실하며, 지난해를 1위에서 밀어낼 가능성은 61%다.
오는 8월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는 대서양에는 허리케인들을, 미국 서부와 남부에는 건조한 기상 조건을 초래할 전망이다.
제니퍼 프랜시스 우드웰 기후연구센터의 수석 과학자는 “올해 여름은 특히 미국 중부와 유럽에 극심한 폭염을 부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날씨는 또한 에너지와 식품 등의 비용을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싸움을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50% 이상 급등할 수 있고, 밀과 커피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극심한 더위, 허리케인으로 인한 미국 수출 차질, 남미의 수력 발전을 위협할 가뭄 악화 등의 “퍼펙트 스톰”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가스 가격이 50~60% 급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력 시장도 수요 급증과 함께 일부 지역의 전기공급 중단 가능성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특히 국가 전력 생산의 약 70%를 담당하는 일부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무더위는 농업 분야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수확량 추정치 축소 등으로 밀 선물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비싼 수준이 되면서, 관련 펀드들은 거의 2년 동안 유지해온 약세 베팅을 줄이고 있다.
커피 시장도 사정은 비슷해 이번 달 씨티그룹은 스타벅스와 같은 업체들이 선호하는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 선물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약 30%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제적인 수송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가뭄으로 인해 수에즈 운하와 같은 주요 수로에서 운송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유럽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분주한 수로인 라인강은 최근 몇 년 동안 기록적인 저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재보험사인 뮌헨 리(Munich Re)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극심한 기상 조건과 지진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2500억 달러(344조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