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대곡동 주민들이 18일 한국전력의 154kV 초고압 상인-논공 간 송전(탑)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병진 기자] |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대구 달서구 대곡동 지역 대단위 주택가 주변으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154kV 초고압 송전(탑)선로 건설을 예정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한전대곡송전건설주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대응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전에 분노를 느낀다"며 "생업을 전폐하고 서라도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물리적 충돌 마저 예상된다.
19일 해당 주민들은 한전이 대도시에서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든 초고압이 흐르는 송전탑을 만드는 등 이른바 '154KV 상인-논공 송전선로(탑) 건설'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한전을 직격했다.
이에 한전대곡송전건설주민대책위원회는 전날 오후 5시 인근 한실초등학교에서 154KV 상인-논공 송전(탑)선로 건설 관련 대곡동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는 주위 근접거리로 송전탑이 지나가는 인근 대단지 아파트 대곡수목원풍경그린, 수목원호정포레스트, 수목원제일풍경채, 수목원서한이다음 등 주민들과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 관계자, 김장관 대구 달서구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로간의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모인 이번 공청회 자리는 주민들이 한전을 향해 원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성토대회가 됐다.
주민들은 "한전이 주민들에게 일언반구 한마디 말도 없이 송전(탑)선로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154kV 논공~상인 간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원점서 재검토 하고 지중화 등 설계변경을 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곳 자연환경이 좋아 이곳으로 이사를 와 살고 있다"며 "이런 생활 터전을 송두리째 파괴 하려는 한전을 용서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4kV 초고압 상인-논공 간 송전(탑)선로 건설 계획도.[한전 제공] |
또 "한전이 직선 거리로 대구 대곡고등학교와는 200여m, 대곡 6단지(대곡강산타운)·대곡 2단지(대곡 미리샘 마을)와는 300여m 거리에 초고압 송전탑을 세우려고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거의 대다수 주민들이 이런 한전의 계획을 최근에 들어 알았다. '마른 하늘에 날 벼락'을 맞은 듯하다"며 분노를 표했다.
특히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깜깜이로 진행 하는 이번 사업은 전면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재 검토해야 한다"며 "먼저 대곡동 등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 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2018년 11월부터 2020년 4월 사업 설명회 시행 및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그 당시에 달서구의회와 달성군의회와 관련해 입지선정 위원회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경과지 설계 용역에 착수한 지난 2018년도에는 입주를 하지도 않았다. 전혀 모르는 사항"이라며 "그 당시에 과연 구의원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그 과정을 알기 위해서"라고 했다.
조망권에 대해서는 "한전이 조망권을 논하는데 그것에 현혹되지 말자. 목숨이 달린 문제"라며 "암이 아니고 송전탑이 들어서는 순간 백혈병이 생기고 정신병이 생기는 등 주민들 모두 다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시훈 한전대곡송전건설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한전에 당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한전은 자사의 이익에 위배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거부하고 있다"며 "이 사업에 대한 공정성에 대해 더더욱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한전은 예정된 송전선로 건설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하려는 공사는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 지역의 전력계통 신뢰도 향상 및 전력 수급 안정에 목적이 있다"며 "조만간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2021년 5월부터 11월까지 입지선정위원회를 시행했다"며 "실시계획 승인 및 공사 착공은 오는 2025년 하반기에 진행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전자파는 있지만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2002년 9월에서 2008년 8월까지 약 6년간 서울대 의대에서 역학 조사를 수행한 결과 송전선 전자파 노출과 소아암 발병과는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회의록 등 공개 요청에 대해서는 검토한 결과 법인 단체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한전에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고 위원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돼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곡동 주민 공청회 모습.[사진=김병진 기자] |
이날 한전대곡송전건설주민대책위원회는 공청회 이후 앞으로의 대책회의를 통해 한전 고위직 면담, 재산권 침해에 따른 민사소송, 지역구 의원인 윤재옥 국회의원 면담, 항의 플래카드 설치, 물리적 행사 등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한전은 대구 서부지역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명분으로 논공변전소에서 상인변전소까지 약 5.5km 구간에 대해 154kV의 초고압 전류를 보내는 송전(33m 높이의 탑 17기 건립)선로를 세우는 공사를 예정대로 시행, 오는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