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1일 도쿄 총리실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본 총선인 중의원(하원) 선거 후 위기에 내몰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재선출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당초 여당 우세로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에서 이시바 총리의 재선출이 불투명했으나 일부 야당이 협력 의지를 보였다.
3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의 신바 가즈야 간사장은 집권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과 회담에서 총리지명 선거 시 1차와 결선 투표에서 모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아닌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에게 투표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또 자민당과 국민민주당 간사장은 내달 중에 마련할 종합경제대책을 포함한 정책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아사히신문은 "(국민민주당 등이) 이시바 총리 선출을 사실상 용인하는 모습이 돼 자민당에서 대량의 이탈 의원이 나오지 않으면 이시바 총리가 재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신바 간사장은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추가경정예산, 2025회계연도 본예산 편성과 세제 개편에 대해 "안건마다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당은 경제대책에 국민민주당 주장을 어느 정도 반영해 정책마다 협력해 가는 '부분 연합'을 바탕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다마키 대표는 국민민주당이 강조해 온 소득세 관련 사안을 언급하면서 "(자민당이) 대응하지 않으면 당연히 협력할 수 없고, 예산도 통과되지 않는다"며 자민당을 압박했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와 바바 노부유키 일본유신회 대표는 조만간 회담할 예정이다.
자민당이 정책 방향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판단해 부분 연합 대상으로 점찍은 국민민주당에 이어 일본유신회도 입헌민주당과 손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총리지명 선거 승자는 이시바 총리로 정해질 공산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노다 대표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총리) 지명은 험난하다"고 인정했다.
지난 27일 총선에서 자민당(191석)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24석)은 합쳐서 215석을 얻어 중의원 465석의 과반인 233석에 18석이 부족하다.
입헌민주당은 148석을 확보했고,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은 각각 38석과 28석을 차지했다.
이번 총리지명 선거에서는 1차 투표 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시바 총리와 노다 대표가 결선 투표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결선 투표에서는 두 후보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적으면 모두 무효표가 된다.
이 때문에 캐스팅 보트를 쥔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의원들이 노다 대표를 찍지 않으면 이시바 총리가 승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