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기준 모호…결국 다 책임지라는 말”
교원단체 “3대 조건 수용해야 체험학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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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 논의를 위한 교원단체 간담회에서 교원 단체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현장체험학습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책임을 덜어내겠다며 교육부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으나 학교 현장과 교원단체 반응은 싸늘하다.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경우’에 교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단서가 ‘교사 스스로 무고함을 증명해야 한다’는 본질적 부담을 지우진 못한단 것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교원 6단체(교사노동조합연맹·새로운학교네트워크·실천교육교사모임·전국교직원노동조합·좋은교사운동·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간담회를 열고 현장체험학습 지원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간담회 자리에서 교사 면책 범위 확대를 추진하겠단 뜻을 밝혔다. 현행법상 교사가 ‘주의 의무’를 다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한 단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최 장관은 지난 20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교사들이 재판에 회부되어 변호사를 구하러 다니며 받는 충격과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장에서 최소한의 조치를 했을 때 법적으로 이 문제를 정리해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교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법무부와의 협조를 통해 소송이 제기될 경우 조사부터 관련 사안이 종료될 때까지 변호인 동행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내용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적한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사고가 나면 교사에게 책임을 지라며 수사기관에 부르고 사비로 변호사비를 물고 재판을 받게 한다”며 “징역형을 받고 파면당해 평생 연금도 못 받게 만드는데 도대체 누가 나서서 하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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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주최로 열린 현장체험학습 및 교육활동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이런 대책에도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교육부가 마련한 대안 속 ‘고의나 중과실’ 기준이 모호해 결국 법정 다툼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초등교사 A씨는 “판사가 10cm 이동할 때마다 뒤돌아보지 않았다고 중과실로 판단하면 결국 또 처벌받는 것 아니냐”며 “안전수칙 수십 페이지를 던져놓고 몇 개를 위반했는지 법정에서 따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교사 B씨 역시 “결국 인솔하는 담임이 모두 책임지라는 말”이라며 “교육부나 교육청이 전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이상 체험학습은 안 간다”고 잘라 말했다.
교육부가 난색을 보인 국가소송책임제를 향한 질타도 쏟아졌다. 현장에 참석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이미 국회에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소송책임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며 “부처 사정만 핑계 댈 것이 아니라 국회를 설득해 법안을 가져와야 하는데 뭐 하는지 모르겠다, 변호사 동행이 대책이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교원단체들은 이번 대책에 현장의 핵심 요구가 빠질 것을 우려한다. 이들은 ▷교사 완전 면책 ▷국가소송책임제 ▷아동복지법 개정(정서적 학대 조항 명확화) 등 3대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 내용은 모두 빠졌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교원단체 관계자는 “학생에게 간식을 사준 것조차 아동학대로 접수돼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서적 아동학대 조항을 명확히 고치지 않으면 현장체험학습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이야기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분명히 교사들을 억울하게 법정에 서게 만들지 말고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교육부가 눈가림식으로 넘어가려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간담회 내용을 반영해 내주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방안에는 현장체험학습 지침 간소화, 면책 범위 확대, 인력 지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