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만 일 잘했냐” 6억 성과급에 협력업체 ‘부글부글’

22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지난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극적으로 도출했지만,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가시화되면서 협력업체·하청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과 박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최대 6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비메모리 사업부 역시 최소 1억6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된다. 특히 DS 부문 영업이익을 약 300조 원으로 가정할 경우 특별경영성과급 재원만 약 31조5000억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성과급이 알려지자 협력업체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성 반도체 협력사 직원이라고 밝힌 A씨의 글이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A씨는 “삼성 반도체 정직원들만 일을 잘해서 이익이 난 것이냐”며 “우리 하청 직원들도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 모두가 같이 땀 흘려 이뤄낸 결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핵심 인력은 있겠지만, 그렇다면 그 핵심 개발자들만 성과급을 가져가라”며 “같이 일하다 보면 ‘정말 어떻게 회사에 들어왔지’ 싶을 정도로 일머리 없는 대기업 직원도 한둘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의 파업 압박에는 천문학적인 돈을 쥐어주겠다고 합의하면서, 정작 협력사들에게는 매년 피 말리는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요즘 같은 불경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는 실정인데 단가나 깎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삼성은 혼자 커진 것이 아니다. 국가적 배려, 주주들의 투자, 하청기업의 노력이 일심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월 300만~400만원을 받으며 네 식구를 먹여 살리느라 바쁜 협력사 직원들 입장에서 대기업의 보상 논쟁은 극심한 위화감을 준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다면 하청업체 단가를 올려 우리 직원들에게도 성과급을 쥐여주며 함께 웃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양대 노총도 “성과의 독식은 있을 수 없다”며 협력업체 노동자까지 성과 배분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21일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삼성이 거둔 세계적 성과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위험과 열악함을 온몸으로 버텨낸 하청·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그리고 지역사회의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도 “대기업의 성과가 원청 내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면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도 성과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납품단가 구조 개선, 기술·생산 이익 공유 등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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