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3000억·쿠팡 600억 동의의결 개시 기각
공정위 “신속한 시정·피해구제 효과 미흡” 판단
기존 심사보고서 토대로 연내 본안심의 착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총 36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가 양사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면서 배달앱 시장 불공정거래 의혹은 본안 심의로 직행하게 됐다.
향후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배민은 2390억~5100억원, 쿠팡이츠는 250억~420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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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플랫폼 업체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시스] |
공정위는 18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쿠팡(쿠팡이츠)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요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자진 시정방안과 피해구제책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배민은 최혜대우 요구, 배민배달 우대, 배달예상시간 부당광고 등 3개 혐의와 관련해 동의의결을 신청하면서 3년간 총 3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가게배달 입점업체 수수료 인하와 배달비 지원, 상생협력기금 조성, 디지털 전환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쿠팡은 최혜대우 요구 혐의와 관련해 4년간 6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제출했다. 와우매장 운영에 영향을 받은 입점업체 지원과 광고·마케팅 비용 지원, 상생협력기금 조성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지난 5월 27일과 이달 10일 두 차례 전원회의를 열고 신청 내용이 동의의결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배민은 심의 과정에서 추가 보완방안까지 제출했지만 위원회를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심사관은 전원회의에서 사건의 성격, 시간적 상황, 공익 부합성 측면에서 동의의결 개시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사건이 다수 입점업체와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친 중대한 사안인데다 경쟁제한 효과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동의의결 신청 시점과 이해관계자 수용성 등을 고려할 때 동의의결 절차를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업들이 제출한 시정방안만으로는 훼손된 경쟁질서를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상생지원 방안 가운데 일부는 기존에 시행 중인 프로모션과 중복되거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표적으로 신규 입점업체 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운영 중인 정책인 데다 과거 법 위반 행위로 피해를 입은 사업자 지원과도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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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앱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에 상정된 법 위반 혐의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관심은 향후 제재 수위에 쏠린다. 공정위 심사관은 전원회의 과정에서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배민 사건 3건에 대한 예상 과징금 규모가 약 2390억~5100억원, 쿠팡의 최혜대우 요구 1건은 약 250억~420억원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심사관 단계 추정치로 최종 과징금은 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심사보고서상 관련 매출액은 배민 최혜대우 요구 7300억원, 쿠팡 최혜대우 요구 7100억원 수준이다. 배민배달 우대 혐의의 관련 매출액은 약 7조7800억원이며, 배달예상시간 부당광고 건은 배민배달 우대 행위와 동일·유사 행위로 분류돼 같은 관련 매출액이 적용된다. 쿠팡 와우멤버십 연계 끼워팔기 혐의의 관련 매출액은 약 5조2600억원으로 산정됐다.
현재 공정위에는 배민의 최혜대우 요구, 배민배달 우대, 배달예상시간 부당광고와 쿠팡의 최혜대우 요구, 와우멤버십 연계 끼워팔기 등 총 5건이 상정돼 있다. 쿠팡의 끼워팔기 사건은 동의의결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동의의결 신청이 이뤄진 나머지 사건들은 모두 본안 심의로 넘어가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10~11월 해당 사건들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이미 상정한 상태다. 동의의결 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지난해 상정된 심사보고서와 그간 제출된 의견서를 토대로 본안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최대한 신속하게 전원회의 일정을 확정해 심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양사는 동의의결 심의 과정에서 최혜대우 요구 행위는 이미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실제로 해당 행위가 중단됐는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본안 심의에서는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배민 측은 이날 결정에 대해 “시장의 경쟁질서를 빠르게 회복하고 소상공인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동의의결 신청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상생과 동반성장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앞으로도 업주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업주와 고객,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배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츠 측은 “입점 매장과의 상생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동의의결안을 제출했다”며 “향후 심의 절차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