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윤미> 속좁은 일본

일본이 소인배적인 행태로 국제적 망신을 샀다. 10일 오후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가수 이승철 씨가 4시간 동안 억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씨가 개인용무로 일본을 방문했는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입국을 거절하며 출입국관리소에 붙잡아둔 것이다. 그 곳 직원의 말은 “독도에서 노래를 부른 게 언론에 나왔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이 씨가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8월14일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를 방문해 통일송인 ‘그날에’를 부른 걸 문제 삼은 것이다. 더욱 황당한 건 이 씨가 일본 정부의 부당함을 거론하자 이 씨의 과거 대마초 흡연 전력까지 들먹였다는 사실이다. 이 씨는 대마초 사건 이후 지난 20여 년간 일본을 15차례 입국하면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고 일본팬층도 상당하다. 더욱이 이 일과 무관한 이 씨의 아내를 억류한 일이 알려지면서 인권침해 논란까지 일고 있다. 참으로 치졸하고 비상식적인 일본 정부의 행동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일본의 이런 행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는 1996년 방송 촬영을 위해 제작진과 함께 일본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다가 대놓고 입국거부를 당했다.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독도행이 좌절된 2011년에는 그룹 비스트와 씨엔블루 등 다수의 K팝 가수들이 일본 공항에서 8시간 가량 억류됐다가 입국 거부당하는 일이 벌어졌다.독도 수영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송일국도 2012년 입국 불가 통보를 받았고 출연한 드라마의 일본 방송 취소 등 보복이 이어졌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이명박 정권때 노골화하며 뜨거웠지만 지금은 한풀 식은게 사실이다. 냉각 국면의 한일관계를 더 치닫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양측의 인식이 비교적 조심스런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몇달 전 한 가수의 작은 이벤트를 우리는 기억도 못하는데 문제삼은 것만 봐도 그렇다.

사실 예민한 외교적 이슈는 늘 한일문화교류에 영향을 미쳐왔다. 2012년 독도문제가 첨예화됐을 때 가장 큰 K팝 시장인 일본은 싸늘했다. 방송,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들도 덩달아 된서리를 맞았다.

그런 면에서 독도문제에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시켜온 가수 김장훈의 ‘이승철 사태’ 발언은 귀기울일 만하다. “덕분에 다시금 사람들이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도 되어 고맙다. 더 현실적이고 논리적으로 해 나가야겠다”는 김장훈의 다짐은 우리 모두의 것이 돼야 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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