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내레이션을 맡았던 터키 출신 방송인 에네스 카야의 불미스런 하차 이후 공석이 된 ‘신작의 발견’ 코너의 새로운 내레이터를 찾기 위해 제작진은 적지않은 고심을 했다. “정적인 프로그램에 활기를 줄 수 있는 사람”, “타사 영화정보 프로그램에서 개그맨들이 내레이터를 맡는 것에 차별화를 주며 함께 커갈 수 있는 사람”이 그 요건의 일부였다.
“말주변이 좋은 것도 아니고 노출이 많이 되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는데, 제작진과의 미팅 이후 ‘공통의 가치’를 발견하자 전석호도 흔쾌히 섭외에 응했다. 그 가치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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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
내레이터 데뷔에 앞서 만난 전석호는 “10분 짜리의 짧은 영화 소개에 내 생각을 넣을 수 있다는게 좋았다”며 대뜸 스스로를 ‘비주류’라고 고백했다.
“사실 영화 소개 이후 촌평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전 호불호도 강하고, 지극히 주관적인 사람이예요. 완전히 비주류죠. 영화 소개를 할 때에도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될 거예요. 단순히 신작을 소개하는 게 아니고, 소개는 하되 방법론에 있어 나만의 방식을 갖고 싶은 거죠. 하지만 그게 일방적인 주장은 아니예요.”
지난 9일 프로그램의 첫 녹음에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꿈보다 해몽’,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등 세 편의 영화를 소개할 당시 전석호의 시각이 짧은 시간에 녹아들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유쾌한 언변과 독특한 개성”의 배우답게 전석호는 “작가의 대본을 읽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고, 자신의 경험담을 섞은 코멘트로 영화를 해석했다”, “배우답게 익사이팅한 목소리 연기로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고 전해줬다.
예사롭지 않은 직설화법이 전석호에겐 수위 조절의 대상이지만 시청자에겐 도리어 ‘속 시원한’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배우가 됐던 것도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바라본 세상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았어요. 물론 아름답고 예쁜 것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잖아요. 왜 그걸 못 본 척 하냐고 말하고 싶었죠.”
“같은 영화를 볼지라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저격수가 아닌 동업자로서 발전적인 비판”도 배우로서 내볼 생각이다. “제 가치 판단의 기준은 세 가지예요.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고, 그 안에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보여야 하죠.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연기가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가 출연한 영화를 소개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아! 근데 제 영화를 소개하는 그 날이 안 와도 굉장히 웃기겠네요.”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