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그의 내공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의 삶을 요약하면 ‘열심히 살았고, 비뚤어지지 않았으며 욕심을 내지 않았다’다.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살지는 않는다면서 운이 좋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래할 것이고, 돈이 생기면 영화를 만들 것이다. 물론 상황이 좋을 것이라고 낙관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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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최백호.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최백호는 3등이 편하다고 했다. 1, 2등을 하겠다고 싸우면 피곤하다. 살다보니 이들을 구경하면서 가게 됐다. 3등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수로서는 탑(top)에 올라간 적이 없다고 했다. “3등이 편해”라는 제목의 책을 쓸 것이라고도 했다. 그가 정부에서 25억원의 예산을 받아 집행해도 아무런 잡음이 없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될 듯 했다.
최백호는 결백증 같은 게 있다고 했다. 또래와 교류도 별로 없고 친구도 많지 않다. 캐릭터와 색깔도 없다고 했다. 한마디로 무색무취스타일이라는 얘기다. 이는 자신이 의도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대다수는 남들과 차별화된 색깔이나 캐릭터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법인데, 오히려 색채 없는 스타일을 추구한다니, 이 또한 평범한 건 아니다. 잘 드러나지 않고 튀지 않으니, 견제받을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만만치 않은 가요계에서 40년을 버텨온 비결도조금은 알만했다.

최백호는 목소리가 젊었을 때에도 쉰소리가 났다. 막걸리 몇 사발을 먹고난 사람 같았다. 그러다 보니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 청승맞은 끼가 있다. 그는 이런 우울한 정서의 보이스 톤을 활용해 오히려 호소력을 높였다.
그렇다고 최백호의 성격이 우울하거나 소통이 잘 안되는 사람으로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밝고 적극적이다. 별로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말을 시키면 다변이다. 그는 젊었을 때에는 말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여성호르몬이 증가해서 그런지 말이 많아졌다고 했다.

최백호는 “나이에 비해 돈도 많이 버는 편이다”면서 “리스크는 미국과 영국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하고 돌아온 딸(30살)이다. 영화를 한다고 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떨 때는 가수로, 어떨 때는 아버지로, 어떨 때는 봉사자로 살고 있는 인생이 단조롭고 평범해 보이지만, 그속에서 문득문득 우러나오는 인생의 내공은 본받고싶어진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