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주의보’는 이제 방송가의 고질병이 됐다. 지상파 방송3사에서 골고루 불거진 ‘일베 이미지’, ‘일베 노래’ 삽입은 시청자를 공분케했다. 이쯤되니 단순 부주의가 아닌 고의성이 짙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 와중에 일베 활동 전적이 있는 취재기자가 공영방송 KBS에 입사한 것이 드러나, 사내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연예인의 막말과 욕설 파문 역시 ‘방송’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빚어졌다. MBC ‘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현장에서 빚어진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 파문과 장동민의 인터넷 방송 시절 막말 파문은 갖은 후폭풍을 낳았다.

▶ 방송가 일베주의보=한 번은 실수고, 두 번은 습관이며, 세 번은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끈질기게 빚어지는 방송가의 일베주의보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3사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만든 이미지와 노래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며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올해에는 ‘일베’ 청정구역이었던 공영방송 KBS가 두 번이나 일베의 습격을 받았다. KBS 2TV ‘지구촌 뉴스’는 지난 16일 방송에서 한국과 미얀마의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경기 장소인 태국 방콕의 날씨를 전달하며 화면으로 월드컵 엠블렘을 띄웠다. 제작진은 이 때 일베에서 합성해 만든 이미지를 노출하며 뭇매를 맞았다. 앞서 지난 5월 8일 KBS ‘이광용의 옐로우카드2’ 에서도 2014-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프리뷰를 다루는 과정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엠블럼을 잘못 사용했다. 이 역시 일베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폄하하려 만든 이미지였다.
MBC에서도 지난 5월 14일 ‘뉴스데스크’에서 ‘월드컵 2차 예선, 쿠웨이트-레바논과 한 조 중동 원정 고비’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월드컵 트로피의 엠블럼을 잘못 사용했다.
SBS도 지난 5월 24일 자사 메인뉴스인 ‘SBS 8뉴스’에서 ‘관광버스에서 술 마시고 춤판…처벌은 기사만’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MC무현’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삽입했다. 이 노래는 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음성을 합성해 만들었다.
잦은 방송사고가 노출될 때마다 각사에선 해당 시청자에 사과하고, 제작진의 부주의를 반성한다. 또한 자사 DB에 등록된 이미지 등만을 사용하겠다는 내부 방침도 내놓지만, 달라지지 않아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다. 심지어 올해 KBS에선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활동한 흔적이 있는 수습기자를 정식 임용하며 사내 안팎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다 못해 온라인에선 ‘케일베스(KBS 일베)’라는 조롱과 야유가 따라오고 있다.

▶ 방송가 막말주의보=올 한해 방송가엔 전무후무한 욕설과 막말 파문으로 시끄러웠다. 어지간한 막장드라마 보다 수위 높은 황당한 발언들이 대중 앞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녹화현장에서 빚어진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 파문은 걷잡을 수 없는 마녀사냥으로 이어졌다.
당시 촬영현장에서 이태임이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이 알려지며 방송가는 술렁였다. 이태임과 예원의 해명이 어긋났던 상황에서 ‘욕을 했다’는 이태임은 사과 이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2차 논란이 이어졌다. 촬영 당시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유출되며 ‘반말을 한 적이 없다’는 예원의 지난 해명은 발목을 잡혔다. 이후 예원의 ‘아니 아니’, ‘언니 나 마음에 안들죠’라는 말은 숱한 패러디를 양산했다. 여론은 손바닥 뒤집듯 대상을 바꿔 마녀사냥했고, 예원을 향한 비난은 같은 소속사라는 이유로 ‘무한도전’ 식스맨에 입성한 광희에게도 번지는 후폭풍을 일으켰다.
개그맨 장동민과 유세윤 유상무 등 옹달샘 세 맴버는 과거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서 수위 높은 막말과 여성 비하 발언을 쏟아낸 것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도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식스맨 프로젝트가 끼어있다. 장동민이 식스맨의 후보자로 막강한 기세에 오르자, 일파만파 번진 과거 발언이었다.

장동민의 막말 파문은 무려 16일간 긴박하게 이어졌다. 장동민에겐 가장 잔인한 4월인 셈이었다. 이 일로 장동민은 ‘무한도전’과, 진행 중이던 KBS 쿨FM 라디오 하차를 결정했으나, 이후 삼풍백화점 생존자 모욕, 장애인 비하 발언 등 팟캐스트 방송에서의 막말이 줄줄이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됐다. 결국 옹달샘 세 멤버의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과 기자회견은 여론이 수용하기에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뒤이어 SBS ‘한밤의 TV연예’가 장동민과 삼풍백화점 최후 생존자의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장동민 측의 입장을 담지 않은 보도로 사태를 전환시켰다. 이른바 30초 기다림 보도였다. 막말파문 이후 장동민은 두 개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결정했을뿐, 이외의 출연 프로그램에선 여전히 얼굴을 비추고 있다. 막말 파문 이후 시작하는 첫 프로그램은 오는 27일 방송되는 tvN ‘더 지니어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