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엔터] 드라마 외면했던 시청자가 돌아왔다…‘용팔이’ 때문에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난해 2월 종영한 SBS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시청률 하향 평준화를 거듭했던 드라마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1년 6개월 만에 20%를 넘는 안방 드라마가 다시 등장했다. 배우 김태희 주원 주연의 ‘용팔이’다.

SBS ‘용팔이’는 지난 5일 11.6%의 전국 시청률로 첫 방송된 이후 방송 6회 만에 20%의 시청률을 넘었다.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지난 20일 방송분이 전국 20.4%, 수도권 22.2%를 기록했다. 2013년 12월18일 15.6%로 첫 방송, 방송 4회 만에 20%를 돌파한 뒤 지난해 2월 27일 전국 28.1%로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최초 기록이다. 


‘용팔이’의 시청률 상승세는 유난히 가팔랐다. 방송 2회에서 14.1%, 4회에서 전국 16.3%, 수도권 17.8%로 껑충 뛰더면 스타 배우 두 사람을 향한 시청자의 관심을 증명했다.

‘용팔이’는 이미 이 때까지만 해도 올 한 해 방송된 주중 미니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용팔이’ 직전엔 올초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전국 14.3%, 수도권 16.4%로 최고 시청률을 냈다.

마침내 20%를 넘어선 ’용팔이‘ 덕에 드라마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지난해 ‘별에서 온 그대’가 떠난 이후 내놓는 드라마마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자 각사 드라마국 관계자들은 ‘2014년은 사상 유례없는 흉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분위기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밤 10시가 되면 나타난다.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등에 업은 장수 프로그램 ‘가요무대’와 ‘생로병사의 비밀’이 인기 배우들로 무장한 방송3사 드라마 시청률을 압도했다.

주중 미니시리즈의 시청률 하락 이유엔 ‘플랫폼의 다변화’로 ‘본방사수’ 개념은 무의미해졌고 젊은 시청층은 즐길 거리가 많아진 환경의 변화를 먼저 꼽았다. 젊은 시청자는 지상파 대신 케이블과 종편으로, TV 대신 PCㆍ모바일로 이동했다. 하지만 시청자가 떠나는 진짜 이유는 콘텐츠의 자체 경쟁력 하락에 있었다. 


전 연령층을 염두하고 기획하는 지상파 콘텐츠의 경우 TV 앞을 떠난 10~20대를 불러모을 만한 콘텐츠에 대한 고민보다는 중장년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드라마를 생산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나 스타들이 출연, 젊은 시청자를 염두한 듯 보이나 외형만 젊어보일뿐 뻔한 러브라인과 신데렐라 스토리 등으로 내용은 구태의연한 과거의 작법을 고수해 외면받았다.

‘용팔이’의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역시 재밌는 콘텐츠의 발견에 있는 셈이다.

빈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병원을 배경으로 돈이 필요해 밤마다 불법왕진을 다니는 남자주인공 주원, 병원 사람들의 탐욕과 갑을관계가 얽혀 빠르게 전개된 뒤 드라마는 음모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재벌가 상속녀의 복수극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 4회까지 눈을 감은 채 침대에 누워있거나 표정없는 눈빛만 보여주며 내레이션 정도로만 안방을 찾았던 김태희는 5, 6회를 통해 긴 잠에서 깨어나며 마침내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 드라마의 주요인물로 떠올랐다.

‘용팔이’와 동시간대 방영된 MBC TV ‘밤을 걷는 선비’는 7.0%, KBS 2TV ‘어셈블리’는 5.7%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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