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 애니메이션 ‘괴물의 아이·사진’(감독 호소다 마모루)는 ‘괴물’ 스승과 ‘인간’ 제자라는 특별한 사제 관계를 그린다. 둘의 관계는 실은 평범한 부자지간처럼 보인다. 새끼오리가 어미오리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 듯, 쿠마테츠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르는 큐타가 그렇다. 남에게 관심 없던 쿠마테츠도 큐타의 성장에 기뻐하고 그의 안위를 걱정한다.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식이 함께 자라는 성장담이라는 점에서 ‘괴물의 아이’는 특별하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가 듯’ 일방적인 가르침을 주는 관계가 아닌,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는 아버지가 된 감독 자신의 경험과 변화를 녹여낸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며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경험을 한다. 아이의 변덕과 말썽에 버거움도 느끼지만, 때때로 자신보다 더 어른스러운 아이에게 감동한다. 아이의 존재로 인해 글자로만 알고 있던 책임감과 헌신, 희생의 의미도 비로소 실감한다. 그래서 어떤 부모들은 말한다. 아이는 부모의 스승이라고. 아이 역시 부모의 사랑과 가르침으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홀로 지내 온 쿠마테츠는 검술에는 능하지만,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법엔 서툴다. 큐타와 부대끼면서 누군가를 배려하고 돌본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다. 큐타는 쿠마테츠를 비롯한 괴물 세계의 어른들이 보여준 투박하지만 따뜻한 진심에 마음 속 ‘어둠’을 잊고 지낸다. 자신의 어둠을 어쩌지 못하고 방황하기도 하지만 결국 이겨낸다. 쿠마테츠와 보낸 시간을 통해 스스로 강해지는 법을 배운 것이다.
그렇게 큐타는 쿠마테츠가 누누히 강조하던 ‘마음 속 검(劍)’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는다. 어린 큐타의 마음 속에 있던 큰 구멍을, 쿠마테츠가 조금씩 채워줬다. 쿠마테츠가 언제까지 곁에 있을 순 없겠지만, 그와 함께 보낸 시간은 이미 큐타에게 마음의 어둠을 물리칠 ‘검’으로 자리잡았다. 스스로 강해진 큐타는 더이상 검을 들 이유가 없다. 나약하고 냉소적인 주인공이 스스로 단단해지는 과정을 그린다는 점에서, ‘괴물의 아이’는 숱하게 번민에 사로잡히는 어른들에게도 의미있는 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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